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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고금리에 빚투마저 실패

글로벌 경기 침체가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미래 설계에 집중해야 할 2030세대들은 "벼랑 끝에 선 심정"이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취업난은 여전하고 코인 등 가상 화폐나 주식을 통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생 역전을 꿈꿀 수 있었던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고물가와 고금리로 생활비나 이자 부담은 커져 2030들은 '사중고(四重苦)'에 처해 있는 셈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이모(26)씨는 지난해 말 마이너스 통장으로 300만원을 대출받고, 본인이 갖고 있던 돈을 합쳐 가상 화폐에 약 800만원을 투자했다. 한 번에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에 코인에 투자했다가 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투자금이 100만원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대학생 때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약 1000만원의 학자금 대출도 받은 상태였다. 이씨는 "일만 해서는 큰돈을 벌 수 없다고 생각해 빚까지 끌어모아 투자를 했는데 실패했다"며 "원금은 갚을 엄두도 못 내고, 일단 매달 이자만 갚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실업자·잠재구직자 등을 포함한 청년 확장실업률은 18.1%였다. 청년 5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라는 것인데 경기 침체로 고용시장이 호전될 기미는 보이질 않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저금리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빌려주는 학자금 대출의 연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장학재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월 이상 장기 연체된 대출 잔액은 2020년 3869억원, 2021년 3688억원으로 연말 기준 매년 줄다가 지난 8월 말 3764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채무자 수 역시 누적 기준 2019년 말 6만6720명에서 2021년 말 6만4703명으로 줄었다가 지난 8월 말 6만5427명으로 증가했다.

채무 상환이 어려운 이들의 연체 이자를 감면하거나 상환 기간을 늘려주는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를 통해 채무를 조정받는 2030도 늘었다. 직장인 이모(32)씨는 신복위에 채무 조정 신청을 해야 할지를 고민 중이라고 한다. 이씨는 지난 2020년 약 7억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4억원가량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는데 기준금리가 계속 올라 지금은 한 달 이자가 2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고 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30대 채무 조정 신청자는 2만1694명이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반기 1만9222명보다 12.8% 늘었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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