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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급여 확대·선심성 고용정책으로 기금 바닥… 부담은 국민에게

문재인 정부 시절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고용보험료 인상 결정으로 사업주·근로자가 최근 3년 동안 5조원을 더 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정부는 실업급여 지출이 급격히 늘고 고용보험 기금이 사실상 고갈되자 역대 정부 중 최초로 임기 내 두 차례 고용보험료 인상을 결정했다.

3일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험료 인상에 따른 고용보험 추가 납부금은 2019년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5조5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당초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31조원의 고용보험료를 거둘 예정이었지만, 그 사이 보험료가 두 차례 인상돼 약 36조원을 걷게 된 것이다. 5조554억원은 올해 8월까지의 집계여서 앞으로 금액은 계속 불어난다.

고용보험은 4대 사회보험 중 하나다.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에게 주는 실업급여와 각종 고용 안정 사업이 핵심이다. 보험료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반씩 나눠 낸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보험료율은 월급의 1.3%(근로자 0.65%+사업주 0.65%)였다. 하지만 문 정부 출범 직후 실업급여 지급이 급증하자 정부는 2017년 12월 보험료율을 1.3%에서 1.6%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인상은 2019년 10월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실업급여 지출이 계속 늘자 정부는 지난해 9월 다시 또 보험료율을 1.8%로 올리기로 결정했다. 적용은 올해 7월부터였다. 특히 두 번째 인상 결정 당시에는 '보험료 인상 적용 시점을 차기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정해 부담을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1.3%에서 1.8%로의 인상은 요율로 보면 0.5%포인트 차이지만, 비율로 보면 38% 올라간 것이다.

문 정부가 고용보험료를 올린 것은 고용보험기금이 사실상 고갈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0년부터 올해까지 공공자금관리기금이라는 이름의 예비 기금에서 10조3049억원을 빌려 고용보험기금에 투입했다. 공자기금에서 빌려온 돈은 정부 회계 기준으로는 당장은 수입으로 처리되지만, 나중에는 다시 갚아야 할 사실상 '빚'이다. 이를 감안하면 고용보험기금은 이미 지난해 적립금이 -3조7094억원으로 마이너스인 상태다. 올해는 -5조102억원으로 마이너스 규모가 더 커진다. 공자기금 대출에 대한 이자만 매년 1700억원가량 발생하고 있다.

문 정부는 기금 고갈에 대한 이유를 "고용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코로나 사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만 해도 흑자였던 고용보험기금 수지는 2018년부터 적자로 전환했고 이후 계속 적자 폭이 커졌다. 정부 안팎에선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금액을 늘리는 등 실업급여를 대폭 확대한 것이 핵심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실업급여는 기본적으로는 원래 받던 임금의 60% 수준에서 결정된다. 하지만 '하한액' 규정이 있어 월급이 아무리 적은 사람도 최저임금의 80% 이상을 주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월급이 200만원인 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 원칙적으로는 200만원의 60%인 120만원을 실업급여로 받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하한액 규정 적용을 받아 최저임금의 80%인 180만원을 실업급여로 받게 된다. 지난해 전체 실업급여 지출(12조623억원)의 71%가 이 하한액 규정이 적용됐다. '최저임금 받고 어렵게 일하기보다 차라리 실업급여 받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부는 각종 선심성 고용 정책에도 고용보험기금을 대거 끌어다 썼다. 중소·중견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지원금을 주는 청년고용추가장려금 등 청년고용지원 사업에 2018~2021년 5조8000억원을 기금에서 끌어 썼다. 박대수 국민의힘 의원은 "문 정부의 포퓰리즘 공약 이행을 위해 국민이 5조원의 고용보험을 추가 납부했다"며 "국가의 잘못을 국민이 책임진 셈"이라고 했다. 기고자 :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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