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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13~15%p 앞섰는데 1차 투표 뚜껑 열어보니 5.2%p 差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전 브라질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각) 치러진 브라질 대선 1차 투표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67) 현 대통령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룰라 전 대통령은 유효 투표수의 과반 득표에 실패, 오는 30일 2차 결선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양자 대결을 벌이게 됐다. 중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은 전·현직 대통령을 앞세운 좌우 진영 간 '혈투'로 정국이 한 달 더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당초 브라질 내외신과 정치 전문가들은 룰라 전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로 당선을 확정 지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이날 저녁 개표가 99%로 완료된 시점에서 좌파 노동자당 소속 룰라 전 대통령은 48.4%, 우파 자유당 소속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43.2%를 득표했다. 룰라가 5.2%포인트, 600만여 표를 더 얻었지만, 예상 밖의 박빙 승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년여간 보우소나루 지지율이 30%대 초반에 정체되면서 룰라와의 여론 지지율 격차가 13~15%포인트 벌어졌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치의 3분의 1 이하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번 1차 투표 결과를 두고 브라질 보수층에 숨어 있던 보우소나루 지지자, 즉 '샤이 보우소나루'가 대거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열대의 트럼프'로 불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제 실패와 각종 막말, 대선 불복 시사 논란 등에도, '좌파의 대부' 룰라의 부자 증세와 사회복지 강화 공약, 엘리트주의 공격에 위협을 느낀 계층이 적잖았다는 것이다. 또 지난 수년간 브라질 좌파 진영이 부패 혐의 수사로 초토화된 상황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현역 대통령의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였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4주 후 치러지는 결선 투표도 예측 불허일 가능성이 있다. 룰라와 보우소나루 양측은 1차에서 탈락한 군소 후보 9명의 표를 흡수하며 지지층 결집을 위해 마지막 총공세를 벌일 전망이다. 각각 4%, 3%를 득표한 3·4위 후보 모두 진보 성향이어서 이들 지지층이 룰라 쪽으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빈곤율이 급등한 브라질에서는 정권 교체 여론이 전반적으로 높아, 여전히 룰라의 복귀로 판세가 기울어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이날 함께 치러진 연방 상·하원 선거에선 보우소나루가 속한 자유당(PL)이 각각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기고자 : 뉴욕=정시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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