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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사 ＂매물 올리면 전화 불티＂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강모(31)씨는 지난 9월 말 보증금 1700만원에 월 임대료 68만원짜리 원룸으로 이사했다. 원래 용산구에 살았는데, 그때는 보증금 4000만원에 월 임대료로 30만원을 냈다. 이번에 월 임대료를 대폭 올려 방을 구한 것이다. 강씨는 "5%대까지 치솟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고려하면 이자나 월세나 별 차이가 없더라"면서 "전세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고 해서 혹시라도 보증금을 떼일까 봐 월세를 더 높이는 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 금리 인상의 여파 등으로 최근 국내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20~30대 청년들이 '월세 찾기'에 분주하다. 실제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작년 9월 초 2.05~3.18%였지만, 지난 9월 말 3.73~5.96%로 올랐다. 앞으로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여기에 집값 하락세 등으로 전셋값이 함께 떨어져 앞으로 집주인이 내 전세금을 제대로 못 돌려줄 수 있다는 걱정에다 전세 사기 우려까지 커졌다. 그런 탓에 월세를 더 내더라도 보증금을 낮추려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김모(32)씨는 "요즘 월세 매물 1개를 올리면 하루에도 10여 통씩 전화가 올 정도로, '월세 대란'을 방불케 한다"고 했다.

대학생 박모(25)씨는 최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방 2개짜리 반지하집을 보증금 500만원, 월 임대료 60만원을 내는 조건으로 구했다. 이 방을 찾으려고 공인중개사무소 10곳을 돌았다고 한다. 그는 "보증금을 줄여 내놓은 방은 거의 씨가 말라 마땅한 곳이 없어 내 자금 형편에 맞춰 반지하로 들어왔다"고 했다.

수요가 몰리다 보니 월세 시세는 슬금슬금 오르고 있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대학생 원모(25)씨는 "이번 달에 계약이 만료돼 새로운 방을 구하려고 보니 주변 방들의 월 임대료가 재작년보다 2만~5만원은 올랐다"면서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생활비도 더 드는데 갈수록 생활이 팍팍해진다"고 했다. 기고자 : 강우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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