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물류·병력 수송 거점 빼앗기자 TV뉴스에서 軍 직접 비판 나서

러시아군이 동부 전선 핵심 요충지인 리만에서 퇴각하자 그동안 승전보를 전하며 참전을 독려하던 러시아 국영 매체들조차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를 탈환하는 등 수복 지역을 확대하자 친(親)푸틴 인사들이 소셜미디어에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고, 주요 언론사들마저 패전 소식을 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3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 물류·병력 수송의 거점이던 리만을 탈환하자 러시아 국영 TV 뉴스가 군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러시아1의 황금시간대 토크쇼 진행자인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는 방송에서 "리만에서의 패배는 러시아군에 심각한 도전"이라며 "인기가 떨어지더라도 필요한 결단을 내리고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친정부 성향 일간지 콤소몰스카야프라우다는 2일 리만 전선에서의 잇따른 탈영, 병력과 물자 부족, 지휘관들의 전략 실패 등 러시아군이 직면한 암울한 상황을 자세히 보도했다.

종군 기자들도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퇴각 소식을 전했다. 러시아1 소속 알렉산더 슬라드코프 기자는 "우크라이나군이 이틀 만에 루한스크 방향으로 30km 떨어진 러시아군 방어선을 돌파했다"면서 "곧 크레민나까지 진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영 매체들은 서방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했기 때문이라며, 러시아군의 잇따른 퇴각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탓으로 돌렸다. 솔로비요프는 "이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싸우는 게 아니라 나토 전체, 서방 연합국의 군수 산업 단지 전체를 상대하고 있다"며 "전장에서 좋은 소식을 기대하지 마라. 장기간 의지와 인내력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린 예비군 동원령에 대한 저항이 거세지자, 현지 언론도 친정부 일색의 보도를 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고자 : 백수진 기자
본문자수 : 919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