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고용지표 악화 등 경기둔화 징후
연준, 금리인상 속도 늦출지 관심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세계 경제를 흔드는 진원인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내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어 연준이 더 이상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4일(현지 시각) 미국 노동통계국은 8월 미국 기업들의 구인 건수가 1005만건으로 2021년 6월 이후 최저치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7월과 비교해 111만건이나 줄어든 것이다. 감소 폭으로는 2020년 4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크다. 미국 언론들은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과 불투명한 경기 전망을 고려해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였다"고 보도했다.

또한 실업자 1명당 구인 건수 비율도 7월에는 2건이었지만 8월에는 1.7건으로 줄어들어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력 부족이 완화되면서 임금 인상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듯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임금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연준이 '피벗(pivot·방향 전환)'을 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기류를 타고 다우평균은 지난 3~4일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이틀 연속 2%대 이상 상승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까지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크게 반등했다.

호주중앙은행이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0.25%포인트만 인상한 것도 연준과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 속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이 개발도상국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위험이 크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은 물가 수준이 높고 고용 지표가 크게 흔들리지 않아 연준이 본격적으로 방향을 틀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여전하다. 월가에서는 전형적인 '데드캣 바운스(죽은 고양이가 튀어오른다는 뜻. 주가가 급락 중 반짝 회복되는 현상)'라는 평가가 많다. 기고자 : 손진석 기자
본문자수 : 1025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