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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의 중국내 생산도 통제…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긴장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이르면 7일(현지 시각) 미국의 기술 및 부품을 이용하는 첨단 반도체 및 관련 장비의 대중(對中)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새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표될 규제는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시스템 반도체(두뇌 역할)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인 D램·낸드플래시(데이터 저장용)까지 동시에 겨냥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해외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 및 수출도 건별 심사를 통해 통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는 16일 개막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 대표대회를 겨냥한 것으로, 당 총서기 3연임을 노리는 시진핑 주석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 기업이 아닌 다른 나라의 기업은 피해가 없게 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중국 비중이 큰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업계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해외 기업들의 경우 별도 심사를 통해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기술 및 장비를 판매하려는 미국 기업들은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제재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미 정부의 허가 기준이 까다로워 관련 기술과 장비 수출이 사실상 봉쇄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현재도 중국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장비 수출을 차단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020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ZTE를 시작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SMIC를 포함한 275개 기업을 거래 제한 명단에 올리고 미국산 반도체 장비와 기술 수출을 통제해왔다. 미 상무부는 지난 7월엔 미 반도체 장비 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KLA에 서한을 보내 14나노 이하 공정 장비의 대중 수출을 금지했고, 8월엔 엔비디아와 AMD에 AI(인공지능)와 수퍼컴퓨터용 고성능 그래픽카드(GPU) 수출을 금지시켰다. 그에 앞서 작년 7월에는 네덜란드 정부에 극자외선(EUV) 미세 공정 장비를 만드는 ASML의 중국 수출 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에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포괄적으로 명문화하면서 개별 장비 기업이 아닌 반도체 업계 전반으로 중국 수출 금지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기존 규제가 중국의 시스템 반도체 업계를 겨냥한 것이라면 이번 규제의 타깃은 메모리 분야에서 약진 중인 중국 YMTC(양쯔메모리)와 창신메모리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YMTC의 경우 최근 애플 아이폰용 낸드플래시 공급사로 합류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가 됐다. 미국 정부로선 중국 메모리 업체가 낸드를 넘어서 고성능 D램을 생산하는 수준으로 더 성장하기 전에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미 정부가 실제로 이 같은 규제를 시행할 경우 미 반도체 기업들도 매출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수퍼컴퓨팅 CPU(중앙 처리 장치) 시장을 노리던 인텔, GPU 강자인 엔비디아와 AMD, 엔비디아 칩을 탑재해 데이터센터 서버를 만들어 팔던 델과 HP엔터프라이즈 등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지난 8월 중국으로의 A100과 H100 칩 수출이 금지되자 4억달러(약 5600억원)의 매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에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 기업은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미 정부는 한국 기업 및 정부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현재로서는 기존 생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사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6일 뉴욕주 포킵시에 위치한 미 IT 기업 IBM의 연구센터를 찾아 아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AI 및 양자 컴퓨터 시설을 시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래엔) 미국이 이런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세계를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기고자 :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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