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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추정되는 크림대교 폭발 사고 이후 러시아가 대규모 군사적 보복을 취해야 한다는 러시아 국내의 압력이 커지고 있다. 9일(현지 시각)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의장은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책임으로 밝혀질 경우 이에 상응하는 결과가 임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가 즉각적 보복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 것이다. 키릴 스트레무소프 헤르손주 친러 행정부 부수반도 이날 "모두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복 공격 결단'을 촉구하는 일부 강경론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일부 군사 전문가와 블로거 등을 중심으로 '푸틴 대통령이 크림대교에 대한 공격 행위에 즉각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러시아 본토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 즉각 핵 공격을 할 수 있다'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공격받았는데 왜 침묵하고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CNN은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난항에 빠지면서 푸틴의 정치적 입장 역시 2000년 집권 이래 가장 취약한 상태에 놓였다"며 "푸틴 입장에서 실패를 인정하기보다 '더 큰 도박'을 하려는 유혹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과 30일 "러시아를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핵무기)을 동원할 수 있다"고 스스로 선언한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관련, 7일 영국 BBC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핵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크림대교 폭발 하루 전에 이뤄진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시점에 러시아는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지만, 이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고, 이는 매우 위험한 것"이라며 "러시아의 위협은 '지구 전체에 대한 위험'인 만큼 지금 바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서방이 나서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경고하고, 미리 제재에도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기고자 : 파리=정철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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