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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서 만나… 태국측 ＂잘 협조＂

'쌍방울 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인 김성태(54) 전 쌍방울 회장이 4개월째 해외 도피하면서 김 전 회장의 소재 파악과 국내 송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 법사위의 지난 6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김 전 회장의 '호화 도피'가 문제 되고 있는데 신병 확보 방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김 전 회장은 서울 강남의 고급 유흥업소 여성 종업원을 해외 도피처로 세 차례 오게 하는 등 '황제 도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태국을 방문했을 때 김 전 회장 문제에 대해 (태국 당국에) 특별히, 별도로 요청했다"고 답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노공 차관은 지난 8월 28일부터 9월 1일까지 태국 방콕에 다녀왔다. 법무부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 태국 반부패청이 공동 주최한 '동남아 반부패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출장이었다.

이 차관은 태국 대검찰청에서 싱하차이 타니손 검찰총장을 만났다고 한다. 이 차관은 김 전 회장에 대한 범죄인 인도 문제를 태국 검찰총장과 논의했고, "잘 협조하겠다"는 답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태국과 우리나라는 2001년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었고, 이 업무는 태국 검찰이 담당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회장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여권 무효화 조치에 들어갔고, 인터폴에 적색 수배도 요청했다. 그러나 적색 수배가 돼도 공항이나 항만으로 이동하지 않으면 적발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이 차관이 태국 당국에 김 전 회장 신병 확보를 위한 '적극 조치'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관계자는 "그동안 태국과는 범죄인 인도 관련 협조가 잘돼 왔다"고 했다.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 도시2'가 모티프로 삼은 필리핀 한국 여행객 납치·강도 사건의 범인 최세용(무기징역 확정)도 2013년 태국에서 국내로 송환됐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최근 베트남으로 이동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장관은 지난달 19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김 전 회장 도피처가) 태국이나 베트남으로 추정되지만 태국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기고자 : 송원형 기자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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