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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작 지난해 3편서 9편으로 늘어
극장 상영 드라마들 매진 이어져

이쯤 되면 '영화제 속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영화제'다.

10일로 6일째를 맞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는 넷플릭스, 디즈니+, 왓챠, 웨이브, 티빙 등 국내외 OTT의 미공개 시리즈 9편이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상영)로 극장 상영되고 있다. 감독과 배우들이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열리면 밤 깊은 시간에도 사람들로 붐볐다.

부산영화제는 지난해 처음 OTT 시리즈 상영을 위한 '온 스크린 섹션'을 만들어 넷플릭스 '지옥' 등 3편을 최초 공개했다. 올해 상영작은 9편으로 늘며 영화제 핵심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부산영화제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이전엔 OTT 시리즈에 대한 영화인들의 부정적 시선이 많았지만, 갈수록 '영화의 또 다른 영역으로 끌어안아야 한다'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OTT 시리즈는 예술영화 중심인 영화제가 일반 관객과 만나는 새로운 접점 역할도 하고 있다. 개막 뒤 6~8일 첫 사흘간 가장 많은 시선이 쏠린 관객 참여 프로그램인 야외 극장 오픈토크는 8차례 중 6차례나 OTT 작품을 다뤘다. 예술·독립영화에서 만나기 힘든 스타 배우들이 호명돼 무대에 오르면, 1000여 석을 꽉 채운 관객들의 열띤 환호가 쏟아졌다.

OTT 시리즈를 상영하는 극장도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전종서·진선규가 주연한 티빙의 스릴러 시리즈 '몸값'의 경우 예매 시작 수시간 만에 3회 차가 전석 매진되며 1회 차 상영을 추가로 마련해야 했다.

칸과 베네치아 영화제에 단골로 초청되는 일본 감독 미이케 다카시는 배우 정해인, 고경표, 김혜준이 출연한 디즈니+ 시리즈 '커넥트'로 처음 부산영화제에 초청받았다. 그는 "OTT 드라마로 영화제에 초청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지만 기쁘다. OTT 작품이라도 영화제에서 상영하고 관객과 만나는 형태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했다.

영화제 기간 OTT 브랜드들이 만든 홍보관들도 붐비고 있다. BIFF 광장의 웨이브 브랜드 부스 '다이빙 존'엔 8일까지 약 3000명이 방문했다. 아이돌 출신 배우가 출연한 새 시리즈 '약한 영웅 Class1'의 미니 토크쇼와 드라마 '트레이서'의 임시완, 고아성 깜짝 방문 등으로 관객을 흡수했다. 티빙의 브랜드 부스는 새 시리즈 '몸값' 활용 셀프 포토 이벤트 등 참여 프로그램을 제공했고,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드라마 '욘더'의 미디어 아트 전시도 따로 준비하면서 2500여 명이 몰렸다. 넷플릭스는 아예 카페 한 곳을 통째로 빌려 신작 시리즈 및 영화 전시 공간으로 운영했다.

'OTT 바람'은 영화제 입장에선 온라인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영화의 모습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명분으로 관객의 관심을 끌 접점을 넓히며 예술영화 중심 영화제의 약점을 보완하는 방편이 되고 있다. OTT들로선 시리즈 초반부를 맛보기로 보여주면서, 스타 배우들을 앞세워 소문을 퍼뜨릴 기회다. 올해 부산에서 OTT 시리즈는 더 이상 곁가지 조연이 아니라 영화제의 당당한 주연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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