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추가시간 2골… 울산 2대1 역전17년만에 프로축구 정상 눈앞

0-1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 시간 6분, 울산 현대의 마틴 아담이 페널티킥으로 동점 골을 넣었다. 190㎝의 헝가리 출신 공격수는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드라마'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틴 아담은 3분 뒤 코너킥이 날아오자 높이 솟아올라 머리로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 문수구장을 찾은 2만여 관중의 환호가 피부에 느껴질 만큼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있었다.

울산 현대는 8일 전북 현대와 벌인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 35라운드에서 종료 직전 2골을 몰아 넣으며 2대1 역전승을 이끌었다. 울산은 전반에 전북 바로우에게 실점했다. 바로우는 코너킥 상황에서 동료 송민규가 문전으로 떨궈 놓은 공을 돌려 넣었다.

후반 막판까지 끌려가던 울산을 마틴 아담이 살렸다. 후반 30분 벤치에서 교체 투입된 그는 추가 시간 3분 사이에 두 골을 집중했다. 지난 8월 K리그에 데뷔한 마틴 아담은 "두 골을 넣은 것도 기쁘지만, 팀이 이겨서 기분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울산(승점 72)은 전북(승점 64)과의 승점 차이를 5에서 8로 벌렸다. 파이널 A그룹(1~6위)의 남은 일정(3경기)을 고려하면 17년 만의 리그 정상으로 가는 9부 능선을 차지한 셈이다. 울산은 11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이기면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우승을 결정짓는다.

2012 런던올림픽·2014 월드컵 대표팀 감독과 중국 항저우 뤼청 사령탑을 지낸 홍명보 감독은 "오늘 승리가 지도자 인생에서 가장 짜릿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부임 첫해였던 작년엔 선두를 달리다 막판 전북과의 파이널 A 대결에서 패하며 결정적인 타격을 입었고, 결국 2위(승점 74-76)를 했다. 홍 감독은 "아직 리그가 끝나지 않았다. 승리는 오늘까지만 즐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9일 열린 파이널 B그룹(7~12위) 경기에선 성남FC가 김천 상무와 1대1로 비겼다.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그친 성남(승점 26·6승8무21패)은 남은 3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최하위가 확정되며 2부 리그로 떨어졌다. 기고자 : 울산=이영빈 기자
본문자수 : 1062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