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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선제공격 법제화 후
김정은, 7회 도발 지휘

북한 선전 기관들이 10일 김정은의 '핵 미사일 훈련' 직접 지휘를 일제히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훈련장에서 "이번에 진행한 실전 훈련들을 통해 임의의 전술핵 부대들에 전쟁 주도권 쟁취의 군사적 임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확신을 더욱 확고히 가지게 되었다"며 "핵 무력을 백방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핵 선제 공격'을 법제화한 이후 연쇄 도발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목표물을 핵 타격할 수 있다 는 미사일 운용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북핵, 미사일 능력이 빠르게 고도화하면서 김정은의 핵 공갈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전술핵 부대·장거리 포병부대·공군비행대의 훈련을 모두 지도했다. 이 기간 7차례에 걸친 탄도미사일 발사 훈련이 진행됐다. "핵탄두 반출·운반, 신속하고 안전한 운용·취급 질서의 믿음성에 대한 검증 및 숙달이 이뤄졌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핵 무력 최고 책임자이자 군 통수권자인 김정은의 지휘 아래 다양한 핵 투발 능력을 점검하며 실전 배치 능력을 과시한 것이다.

김정은은 "우리의 핵 무력이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하에서도 신속 정확한 작전 능력과 대응 태세를 고도로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이 기간 북한은 여러 종류의 탄도미사일을 다양한 사거리로 섞어 쏘면서 언제 어디서든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다. 이달 6일 평양 삼석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비행 거리가 350㎞였는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물론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평양에서 330㎞)까지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4일 발사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은 4500㎞를 날아가 태평양에 낙하했는데, 한반도 유사시 미 증원 전력의 발진 기지인 괌(평양에서 3400㎞)을 공격할 수 있는 사거리다. 북이 최근 발사한 사거리 800㎞짜리 미사일은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병력과 물자가 집결하는 주일 미군 기지를 타격할 수 있다.

한국 대통령실과 미국 백악관이 북한 도발을 견제하면서도 '대화에 나오라'고 했지만 김정은은 이날 "적과 대화할 내용도 없고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핵 선제공격' 능력을 갖출 때까지 핵, 미사일 폭주를 계속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밀리자 저(低)위력 전술핵 사용 카드를 만지는 것처럼 김정은의 핵 위협도 '공갈'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정은도 상황에 따라 남쪽을 향해 '정말 핵을 쏜다'라고 겁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핵과 관련된 푸틴의 최근 언행이 김정은에게 굉장한 촉매제가 돼 '우리라고 못 쏠 것이 있나'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며 "전술핵 사용 가능성이 전례 없이 높아졌고 결국 목표는 대한민국"이라고 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실전에서 쓸 수 있도록 폭발력을 낮춘 전술핵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올해 6월 당 중앙군사위에서 전방 부대들의 작전 임무에 '중요 군사 행동 계획'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대남 전술핵 무기를 최전방에 배치·운용하기 위해 관련 임무를 부여하고 부대 편제 개편과 관련된 작전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가 확장 억제(핵우산)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김정은이 '정말 핵 쏜다'고 겁박하면 미국이 서울을 지키기 위해 뉴욕·LA를 희생할 수 있냐는 오래된 의문이 또다시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고자 :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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