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이화영 측근이 쌍방울 법카로 산
오디오가 이해찬 사무실로 배송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J빌딩 11층에 있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같은 빌딩 12층의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개인 사무실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10일 전해졌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는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구속) 전 열린우리당 의원이 2008년 만든 사단법인이다. 이 전 대표는 2020년 6월부터 이 단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은 쌍방울로부터 3억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이 전 의원이 측근을 통해 쌍방울 법인카드로 구매한 물품이 이해찬 전 대표 사무실로 배송되는 등 '사용처'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의원 측은 지난 2020년 초 쌍방울 법인 카드로 170만원 상당의 오디오 등을 결제해 12층의 이 전 대표 사무실로 보냈다고 한다. 당시 오디오의 '수신자'는 이화영 전 의원 보좌진 출신 A씨로 돼 있었다고 한다. 검찰은 이 전 대표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해당 오디오를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검찰이 이 전 대표를 수사 선상에 올린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해찬 전 대표는 당대표직을 끝낸 이후인 2020년 8월부터 협회 이사장을 맡아 해당 사무실을 썼다"며 "그 이전에 이화영 전 의원이 사무실로 쓰며 결제한 내역은 이 전 대표와 무관하다"고 했다.

한편, 검찰은 현재 이화영 전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있을 때 평화부지사로 재직하면서 동북아평화경제협회 등을 통해 쌍방울의 대북 사업을 도왔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동북아평화경제협회는 지난 2018년 10~12월 '제1기 평화경제 최고경영자 과정(Peace AMP)'을 진행했다. 검찰은 당시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과 방모 전 쌍방울 대표 등이 이 과정에 참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사업 전략 수립'을 주제로 하는 이 교육 프로그램은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특보를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 전 의원 등이 강연자였다고 한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들은 이 과정을 거친 직후인 지난 2019년 1월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의 사업 목적에 광산 개발과 해외 자원 개발업을 추가했다. 이후 2019년 1월과 5월 이 전 의원은 쌍방울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과 함께 중국 선양에서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를 만나 나노스의 북한 광물 채굴 사업권을 약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고자 : 표태준 기자
본문자수 : 1271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