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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리스트 웅산, 10집 신곡 공연
남도 민요에 재즈 접목한 10곡 선보여

"꿈~이~로다/모~두가 다, 꿈이로다."

7일 오후 7시 30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재즈 보컬 웅산<사진>이 남도 민요 '꿈이로다'의 가사를 읊었다. 공기를 한껏 머금고 밀어낸 그의 감미로운 재즈식 창법이 일순간 끝음을 내리 꺾고, 잘게 떠는 '소리꾼'의 것으로 변해갔다. 이어 이정식의 처연한 색소폰 연주가 마치 태평소처럼 웅산과 소리를 주거니 받거니 했다. 웅산이 숨을 뱉어내듯 노래를 끝마치자마자, 관객의 박수가 쏟아졌다.

이날 웅산은 최근 발매한 10집 '후 스톨 더 스카이즈'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남도 민요를 재해석한 '꿈이로다', 직접 쓴 '광대가' '가나다라 블루스' '손님아', 리메이크 곡 '사주팔자' 등 국악과 재즈를 접목한 10곡이 실린 앨범이다.

웅산은 이 앨범에서 1996년 '웅산 밴드'로 재즈계에 데뷔한 이래 처음 국악을 주제로 삼았다. 다만 '국악기'는 단 한 개도 쓰지 않았다. 록과 블루스 연주에 국악을 접목한 '범 내려온다'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밴드 '이날치'가 서양 악기 바탕에 보컬로 국악인의 소리를 더했다면, 웅산은 아예 자신의 재즈 보컬과 밴드의 연주에 소리꾼의 창법과 국악기의 소리를 녹여냈다. 예컨대 재즈 드럼의 북은 장구의 리듬을, 심벌즈는 둔탁하게 울려 징 소리를 닮게 연주했다.

이를 위해 웅산은 "매일 아침 소리를 뽑아내며 5년 동안 판소리의 발성과 떨림을 익혔다"고 했다. 이날치 밴드 보컬 신유진에게도 직접 배웠다고 했다. "차 라디오도 국악 채널에 고정시켰죠. 마치 외국어 공부하듯 하루 종일 국악을 틀어놨어요."

웅산은 특히 "모든 한국인의 DNA에는 이미 판소리의 '통성(배 속에서 뽑아내는 소리)'이 들어있다"고 했다. "일본의 톱 재즈 보컬 대부분이 한국계고, 모두 밖으로 내지르는 소리를 쓰죠. 요즘 K팝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이유고요. 국악을 배운 적 없어도 이미 온몸으로 내뿜는 판소리의 강력한 전달력을 가진 거예요."

다만 "웅산 왜 이렇게 됐지? 갑자기 창을 해" 소리를 들을까 봐 걱정도 많이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욕심은 뮤지션이기에 앞서 음악적인 탐험가. "재즈는 '늙지 않는 음악'이라고도 하죠. 웅산도 늙지 않고 새로워지려고 계속 꿈틀거리고 있구나를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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