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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회 농심배 한·중·일 각축 한국 9년 만에 첫판 부전승
새 '명인' 신민준 선봉장 출격, 中·日도 최강 멤버로 무장

해마다 가을이면 한·중·일 3국 간에 전쟁이 시작된다. 총 대신 흑백 돌로 우열을 가리는 '바둑 전쟁'이다. 국가별 베스트 5의 각축장이다 보니 자존심 싸움까지 걸려 진짜 전쟁 못지않게 치열하다. '바둑 3국지'라고도 부르는 농심배 세계바둑최강전 24회째 대회가 11일 비대면(非對面) 방식으로 막을 올린다.

7일 추첨 결과 중국과 일본 기사가 개막전을 치르고, 한국은 9년 만에 휴번(休番)을 뽑았다. 첫판 휴번은 1승을 안고 들어가는 이점이 있다. 그간 첫판을 면제받은 나라가 우승했던 횟수는 총 9회로 우승 확률 40%에 육박했다. 개막전 부전승 횟수는 중국이 10회로 가장 많고 한국 8회, 일본 6회가 됐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판팅위(26), 이치리키(25)를 개막전 출전자로 발표했다.

한국은 최근 2연패(連覇) 포함 통산 14번 패권을 차지한 최다 우승국이다. 국내 랭킹으로만 본다면 역대 최강이어서 3연패 기대가 부풀고 있다. 신진서(22), 변상일(25), 박정환(29) 등 1~3위에 공동 4위인 강동윤(33)·신민준(23)이 뭉쳐 평균 랭킹이 무려 2.8위다.

핵심 선수로는 역시 신진서가 꼽힌다. 22회(5연승)와 23회(4연승)서 2년 연속 최종 주자를 맡아 한국의 역전 우승을 이끌어냈다. 농심배 총전적은 네 번 출전에 9승 2패. 현재 9연승으로 대회 최다 연승(이창호 14연승)에 다가가고 있다. 팀 우승을 결정하는 '끝내기 결승점'은 2회로 중국 커제와 공동 2위다. 이 부문 1위도 이창호(8회)가 갖고 있다.

박정환의 농심배 통산 전적은 14승 7패. 14회 대회서 한국이 우승할 때 결승점을 올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국 선수 중 최고참인 강동윤은 9승 6패, 최근 명인에 오른 신민준은 7승 4패로 선전해왔다. 2패만 기록, 아직 농심배 승점이 없는 변상일이 어떤 성적으로 '랭킹 2위'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한국 팀 리드오프(선봉장)를 맡은 신민준은 단일 연도 기준으로 한국 팀의 최다 연승 기록 보유자다. 19회 때 1번 주자로 나와 6연승한 기록이 깨지지 않고 있다. 12일 맞설 첫판 상대 후보 중 이치리키에겐 1패, 판팅위에겐 2승 3패로 약간 뒤져있지만 최근 신진서를 꺾은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농심배 통산 아홉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중국은 46개월 연속 1위 커제(25)와 3위 판팅위(26), 4위 구쯔하오(24), 9위 롄샤오(28), 10위 퉈자시(31)로 진용을 짰다. 주목할 기사는 선봉을 맡은 판팅위. 농심배에 통산 8번 출전하면서 7연승을 두 번이나 작성하는 등 총 18승 7패를 기록 중이다. 통산 다승 1위 이창호(19승 3패)의 기록도 위협받는 상황.

일본은 기성(棋聖) 보유자 이치리키(25)와 메이저 4관왕인 이야마(33) 투톱을 앞세워 7회 대회 이후 17년 만의 패권 도전에 나선다. 쉬자위안(25), 시바노(23), 위정치(27)까지 전년과 똑같은 진용이다. 이야마가 지난해 거둔 4승을 포함해 7승 10패로 최다승이고 이치리키(5승 8패), 시바노(2승 3패), 쉬자위안(2승 5패), 위정치(2패)가 뒤를 잇고 있다.

농심배의 특징 중 하나는 2, 3위 팀엔 한 푼의 상금도 돌아가지 않는다는 점. 반면 우승 팀은 5억원의 거금을 독식한다. 1인당 1시간, 초읽기 60초 1회씩 주어지는 준속기 방식이다. 14일까지 1라운드 4판을 소화한 뒤 11월 25~29일 2라운드, 새해 2월 20~24일 최종 라운드를 거쳐 우승 팀을 가린다. 기고자 :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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