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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볼넷 3개로 3득점… 파드리스 디비전시리즈 진출

10일 미국 뉴욕주 시티필드. 팀이 2-0으로 앞선 4회초 2사 후 볼넷을 얻어 출루한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뉴욕 메츠 선발 크리스 배싯이 투구하는 순간 과감히 내달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2루를 훔쳤다.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에서 기록한 첫 도루였다. 김하성은 트렌트 그리셤의 중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그는 4회뿐 아니라 2회초와 8회초에도 볼넷을 골라 모두 득점을 올리면서 팀의 6대0 승리에 앞장섰다. 포스트시즌 한 경기 3볼넷은 역대 한국인 선수 중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만 해도 거취가 불안했던 김하성은 올 시즌 팀 간판스타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과 약물 징계 등으로 주전 유격수를 맡아 안정된 수비와 한층 나아진 타격 솜씨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3경기에 모두 7번·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타율은 0.250(8타수 2안타)에 머물렀지만, 네 차례 볼넷을 고르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 후 선수들과 라커룸에서 디비전시리즈 진출 축하 샴페인을 터뜨린 AJ 프렐러 단장은 현지 취재진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올 시즌 내내 팀의 숨은 영웅이었다"며 "이번 포스트시즌이 김하성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파드리스는 마운드에선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가 7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파드리스는 한때 우승 후보로 꼽히던 뉴욕 메츠를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제치고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에 진출했다. 머스그로브는 이날 5회말 메츠 선두 타자 피트 알론소에게 안타를 내주기 전까지 단 한 명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투구 행진을 벌였다.

메츠의 버크 쇼월터 감독이 6회말에 앞서 심판에게 이물질 사용이 의심된다며 검사를 요청할 정도로 그의 구위는 위력적이었다. 글러브와 유니폼은 물론 양쪽 귀까지 이물질 검사를 받았던 머스그로브는 6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귀를 만지는 동작을 취해 상대의 기 싸움에 맞불을 놨다. 머스그로브는 7회도 무실점으로 막은 뒤 마운드를 불펜에 넘겼다. 빅리그 7년 차인 머스그로브는 올 정규 시즌을 10승7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마쳤고, 이날 자신의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최고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디비전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2020년 이후 2년 만에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3선승)에 진출한 파드리스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 팀(111승51패·0.685)인 LA다저스와 맞붙는다. 파드리스는 2년 전인 2020년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와 맞붙어 3전 전패를 당했다. 다른 NLDS에서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011년 이후 11년 만에 디비전시리즈 무대를 밟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상대한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ALDS)에선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뉴욕 양키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시애틀 매리너스가 맞붙는다.

양키스엔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62개)을 쓴 거포 애런 저지가 버티고 있다. 가디언스(당시 인디언스)와 양키스는 2017년 ALDS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양키스가 2패를 당한 뒤 3연승을 거두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올랐다.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106승56패·0.654)인 애스트로스는 작년 월드시리즈에서 브레이브스에 무릎을 꿇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첫 정상 복귀를 향해 시동을 건다. 매리너스가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른 건 2001년 이후 21년 만이다.

[그래픽] 메이저리그 디비전시리즈 기고자 :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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