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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35.2원

지난달 말 1440원까지 넘보다 최근 1400원대에서 안정을 찾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11일 크게 치솟았다. 직전 거래일 대비 22.8원이나 급등해 1430원대로 뛰었다. 하루 상승폭으로는 2020년 3월 19일(40원 상승) 이후 최대치다.

외환 시장에서는 '5대 악재'가 겹치는 상황이라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우선, 미국 내 고용 지표가 개선되면서 다음 달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발표된 미국의 지난 9월 실업률은 3.5%로 최근 50년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구직자가 증가하면서 임금 인상이 주춤하기를 기대했던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럴 경우 달러화가 더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다.

두 번째 악재는 갈수록 악화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12개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전술핵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될 정도다.

세 번째는 미국 정부의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수출 제한으로 중국과 세계 경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수출 주도형인 한국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원화 가치 하락(환율 상승) 우려가 커진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 사이클과 맞물려 연말·연초 한국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펀더멘털 부진을 반영한 원화 약세 흐름이 최소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네 번째는 감세 정책 철회 후에도 영국발 금융 혼란이 이어지면서 달러화가 더 강해지는 상황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지난 10일 긴급 채권 매입의 하루 한도를 50억파운드에서 100억파운드로 늘리는 추가 안정 조치를 내놨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긴급 채권 매입 종료 시점인 14일이 다가오면서 다시 채권 금리가 치솟고 있다.

마지막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지속되고, 핵실험 우려가 제기되면서 '대북 리스크'가 커지는 것이다. 기고자 : 홍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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