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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목소리로 여성 고른 후 온라인 게임 함께 하는 '앱' 등장

"오빠 우리 협곡 데이트 어때?"

협곡으로 데이트를 가자고 요청하는 말 같지만, 온라인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롤)'에 등장하는 게임 배경 중 하나인 '소환사의 협곡'에서 게임을 함께 하자는 말이다. 11일 오후 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는 이런 식의 제목을 단 글에 여성 얼굴 사진과 대화명, "안녕하세요"같이 그 사람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프로필 약 80개가 올라와 있었다. 각 프로필에는 '750 코인/판' '1100코인/판' 등 함께 게임을 하려면 내야 하는 금액이 적혀 있다. 이 앱에서 코인 1개 가격은 11원 정도로, 30~40분 정도 걸리는 게임 한 판을 하는 데 8000~12000원이 필요한 셈이다.

최근 돈을 내면 롤이나 배틀그라운드 등 젊은 층에 인기인 온라인 게임을 함께 해주는 사람을 연결해주는 서비스가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게임은 여러 명이 한 편이 되어 단체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게임을 함께 해주겠다며 프로필을 올려 둔 것은 대부분 여성이다. 이용자들은 앱의 프로필에 있는 사진을 보거나 목소리 등을 듣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코인을 낸 뒤, 채팅으로 일정을 맞추고 게임을 함께 할 수 있다. 특히 음성 메신저를 통해 상대 여성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며 게임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명백한 불법 요소는 없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는 12세 이상(아이폰은 17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돈을 주고 여성과 게임을 하는 게 마치 성매매를 연상하게 한다는 반응이 나오며 '롤매매(롤+성매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실제 이용자가 채팅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일 본지가 직접 이 앱을 사용하며 만난 20대 여성 A씨는 "직접 만나는 것도 아니고 대화하며 게임하는 것이라 부담이 없을 것이라 생각해 용돈 벌이로 시작했다"면서 "최근 약 한 달간 100건 정도 의뢰를 받아 60만원 정도를 벌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사귀고 싶다' '혼자 살면 밤에 안 외롭냐' 등의 채팅이 너무 많이 와서 스트레스가 심해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반응은 크게 엇갈린다. 10대 자녀를 키우는 서울 서초구 김모(45)씨는 "아직 성숙하지 못한 미성년자가 게임만 하는 것도 모자라 온라인에서 누군지도 모르는 이성과의 대화에 빠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걱정이 된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직장인 이모(28)씨는 "여럿이서 해야 하는 게임을 원하는 시간에 할 수 있고, 내 말에 장단을 잘 맞춰준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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