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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에세이집 일부 에피소드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소재로 쓰인 덕분에 뜻하지 않은 유명세를 치렀다.

솔직히 에세이를 쓸 때 '나중에 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시 내가 상상했던 배우는 손현주였다. 대형 로펌을 다니다 시골에 내려가 작은 사무실을 차린 변호사가 다양한 사건을 인간적으로 풀어가는 모습을 생각하며 글을 썼다. 그래서 그럴까, 몇몇 독자에게 "'우영우' 때문에 읽었는데, 다 읽고 보니 약간은 (지방을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지는) '우리들의 블루스'네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극 중 우영우 변호사는 자폐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극 내용에 심취한 일부 독자에게 '자폐를 극복한 과정을 설명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 자폐 스펙트럼은 드라마 작가가 가미한 설정이었는데, 이런저런 요청을 받다 보니 나도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폐를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극 중 우영우 변호사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시원하게 물 위로 치솟는 고래를 떠올린다. 내게 상담을 신청한 사람 중 감동적(?) 답변을 듣지 못할 때 "전 사실 변호사님이 멋진 고래를 발견할 줄 알았는데… 좀 섭섭합니다"라고 말한 분도 있다. 이것은 일종의 부작용이다. 현실은 드라마보다 훨씬 복잡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내게도 결정적인 승소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해주는 멋진 '고래'가 있었으면 좋겠다. 고래는커녕 갈치 구경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지만…. 기고자 : 조우성 변호사·'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 저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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