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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바코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이호재에 실점해 조기우승 불발

프로축구 K리그 울산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에 '고춧가루'를 맞으며 자력으로 조기 우승을 확정하는 데 실패했다.

울산은 11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 2022 파이널 라운드A 원정 경기에서 포항과 1대1로 비겼다. 적지에서 우승 확정을 노렸던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총력전에 나섰다. 전방을 거칠게 압박했고, 짧은 패스로 여러 번 슈팅을 시도했다. 결국 전반 40분 엄원상의 정교한 패스에 바코가 발을 갖다 대 울산이 선제골을 넣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가 싶었는데, 후반 35분 192㎝의 큰 키를 가진 포항 이호재가 타점 높은 헤딩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포항은 승점56(15승11무10패)으로 3위를 유지했다.

울산은 이날 비기면서 팬들 앞에서 1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했다. 승점 1점 추가에 그친 울산(승점73·21승10무5패)은 이날 강원FC를 1대0으로 꺾은 2위 전북 현대(승점67·19승10무7패)와 간격이 승점 8에서 6으로 좁혀졌다. 울산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 이상을 추가하면 자력으로 우승한다. 전북이 2경기 중 한 경기를 비기거나 져도 울산이 챔피언에 등극한다.

울산과 포항은 악연이 깊다. 울산이 우승을 노리는 중요한 순간마다 포항에 발목이 잡혔다. 그 시작은 9년 전인 2013 시즌. 당시 최종전에서 2위 포항이 1위 울산과 격돌했다. 비기기만 해도 울산이 우승하는 상황. 하지만 포항은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으로 골을 터뜨려 1대0 승리,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9 시즌에는 울산이 비기기만 해도 당시 2위 전북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최종전에서 당시 4위 포항을 만나 1대4로 대패했다. 덕분에 2위였던 전북이 최종전 승리로 1위로 올라서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0 시즌도 울산과 전북의 우승 경쟁이 한창이던 10월, 울산이 포항에 0대4로 지면서 전북이 챔피언이 됐다. 정규 리그는 아니었지만, 2021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울산은 포항을 만나 승부차기 끝에 무릎을 꿇었다. 그 탓에 울산은 해당 시즌 무관에 그쳤다.

이날 비기면서 울산의 우승 확정에 제동을 건 김기동 포항 감독은 "울산이 우승을 확정 짓는 것을 잠시 미루게 만들었을 뿐"이라며 "우리 안방에서 우승하는 건 볼 수 없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과거에 울산을 힘들게 했다. 이번엔 홍명보 감독이자 선배님의 우승을 기대한다"고 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승점 1점은 크다. 원정 경기였고 상대가 만만치 않은 포항이어서 더 값졌다"며 "오늘 그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하지 못해서 아쉽다. 팬들에게 결과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인내를 가지고 앞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고자 : 포항=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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