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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핵보유 필요＂ 목소리

수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에서 한국의 핵무장 논의는 금기시되다시피 했다. 하지만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맞물려 미 조야(朝野)의 한반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한국도 핵 보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 출신인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 국장은 12일(현지 시각)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북한이 한국에 대한 전술핵무기 역량에 집중하고 있고 핵 무력 법제화로 선제 핵 공격의 문턱을 상당히 낮췄다"며 "현 상황을 고려하면 한 정상 국가로 모든 선택지를 고려하는 것은 완벽히 타당하다"고 했다. "전술핵 재배치나 이른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등 모든 선택지에 대한 장단점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미 워싱턴포스트(WP)에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지지하는 글이 실려 파격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제니퍼 린드·대릴 프레스 다트머스대 교수는 "중국의 부상과 북핵 능력 고도화로 한미 동맹이 약화되고 있다"며 "한국의 핵무장만이 이를 해결할 방책"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북한이 핵무기로 위협하는 상황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이 규정한 '비상 사태'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국의 NPT 탈퇴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과거 한일의 핵무장 필요성에 대해 "주요한 논의 주제"라며 운을 띄우기도 했다.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는 올해 8월 포린폴리시(FP)에 기고한 글에서 "2024년 트럼프가 집권하면 안보 분담 차원에서 한일이 핵무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직 미 주류의 시각은 "한국의 핵무장은 실익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바이든 정부 역시 기회가 될 때마다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라고 밝히며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대해 외교적 해법, 한미 확장 억제(핵우산) 강화를 통한 북핵 억지라는 기존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기고자 :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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