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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관련
검찰, 장관급 첫 소환 조사

'서해 공무원 피살 진상 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 이희동)가 13일 서욱(59) 전 국방부 장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해 장관급을 소환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전 장관은 2020년 9월 서해에서 해수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했을 당시 청와대 관계장관회의 직후 군 정보망인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에서 군사기밀을 무단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 7월 이씨 유족에게 고발당했다.

감사원이 이날 발표한 이 사건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국방부와 국가정보원은 이씨 사망 직후인 2020년 9월 22일 오후 10시~10시 30분쯤 이씨 피살 정황을 인지했지만,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다음 날 오전 1시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 전 장관은 이 회의 직후에 MIMS 등에서 군 첩보 보고서 60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대북 전통문에는 우리 국민이 실종됐다는 사실, 북한 해역으로 표류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 북한 해역에서 실종자가 발견되면 우리 측에 알려 달라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국정원도 이와 비슷한 시점인 2020년 9월 23일 새벽 이씨 피살 관련 첩보 보고서 46건을 무단 삭제했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박지원 당시 국정원장은 지난 7월 국정원에 의해 고발당했다. 검찰은 박 전 원장, 서훈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도 조만간 소환 조사할 전망이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2020년 9월 23일 '(이씨가 탔던) 선박 CCTV 사각(死角)에서 신발 발견' '가정 불화' 등 부정적인 내용을 언론에 알려주라는 지침을 해경에 내렸다. 또 해경은 전문가 7명 중 2명만 월북 가능성을 언급했는데도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이날 지난 정부 국가안보실, 국방부, 통일부, 국정원, 해경 등 총 20명에 대해 직무유기, 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검찰에 수사 요청을 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 관계장관회의 이후 국방부 등이 이씨의 표류 가능성을 보여주는 관련 사실을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의도적으로 월북으로 몰아가는 과정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수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고자 :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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