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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사립유치원 교육비 등 관련예산 분담 비율 놓고 갈등

충남도와 충남교육청이 사립 유치원 유아교육비 등 내년 무상교육 관련 예산의 분담 비율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충남도는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늘어나 교육청 예산이 풍족해진 만큼 당초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던 사립 유치원 교육비와 무상 급식비 분담금을 줄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충남교육청은 일시적으로 늘어난 교부금만 보고 앞서 상호 협의해 정한 관련 예산 분담 비율을 바꾸는 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3일 충남도와 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충남도는 최근 충남교육청에 '내년 사립 유치원 유아교육비 지원을 교육청이 전액 부담하라'고 요구했다. 충남도는 "유치원은 교육청 소관 업무로 유아교육비를 교육청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는 코로나 사태 등에 따른 지방채 증가 등으로 재정 여건이 악화됐지만, 교육청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늘어 재정 건전성이 개선됐으니 더 이상 도가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라고 했다.

사립 유치원 유아교육비 지원은 전임 양승조 충남지사 시절 충남도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2021년부터 시행한 사업이다. 정부가 교육비를 전액 지원해 사실상 무료로 운영되는 국·공립 유치원과 형평성을 맞춰 무상교육을 시행하겠다는 취지였다. 다른 지역 사립 유치원은 대부분 정부가 일부 지원하는 교육비 외에 나머지는 학부모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충남도와 충남교육청은 만 3~5세 사립 유치원생 1명에게 월 표준 유아교육비 44만8800원 중 정부 지원금 29만1280원을 제외한 15만76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만 3~5세 사립 유치원생 1만5100명에게 지원하는 예산은 295억원이며, 충남도가 59억원(20%), 충남교육청이 236억원(80%)을 부담한다.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도는 분담 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이유로 충남교육청의 넉넉해진 재정 여건을 꼽고 있다. 교육청 전체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정부가 전국 시·도교육청에 할당하는 예산이다. 충남교육청의 올해 세입 예산 약 5조4800억원 중 82%인 4조5000억원(예상액)이 교부금이다. 올해 교부금은 지난해 3조4000억원보다 1조1000억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충남교육청은 전임 도지사 시절 체결된 양 기관 협약 내용과 다른 충남도의 요구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2018년 충남도와 충남교육청, 충남도의회 등이 업무 협약을 통해 합의한 정책에 대해 일방적으로 파기를 요구한 것"이라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충남도와 분담 비율 관련 협의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충남도는 지난달 충남교육청에 무상 급식비 분담 비율 조정도 요청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은 "올해 예산은 늘어났지만 미래를 예측할 수 없어 항구적 조정은 어렵다"며 도와 갈등을 빚었다. 논란 끝에 결국 교육청은 유·초·중·고교의 무상 급식 비용 중 인건비를 제외한 식품비와 운영비 분담 비율을 종전 충남도와 시·군 87.4%, 교육청 12.6%에서 충남도와 시·군 29.9%, 교육청 70.1%로 변경하기로 충남도와 합의했다. 내년 총급식비 3049억원 중 식품비와 운영비 1576억원을 충남도와 시·군이 471억2000만원(29.9%), 교육청이 1104억8000만원(70.1%)을 내기로 한 것이다.

충남도가 무상 급식비에 이어 사립 유치원 유아교육비까지 분담 비율 변경을 요구하면서 충남교육청 내부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사용처를 현행 유·초·중등 교육에서 대학 교육까지 확대하는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교육청의 재정 압박이 생길 수 있다"며 "기관 간 협의로 무상교육 관련 예산 분담률을 정한 이전 합의 내용을 갑자기 뒤집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래픽] 무상교육 관련 예산 분담률 기고자 : 김석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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