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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무차별 민간 공습에
독일 '이리스-T' 미국 '나삼스' 등
나토, 더 강력한 방공 시스템 제공

러시아는 지난 8일(현지 시각) 크림대교 폭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10일부터 수도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깃으로 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서고 있다. 13일엔 우크라이나 남부 거점 도시 미콜라이우가 미사일 폭격을 받았다. 올렉산드르 센케비치 미콜라이우 시장은 "5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미사일에 맞아 위쪽 4~5층은 완전히 파괴됐고, 아래층도 잔해에 덮여 있다"고 전했다. 같은 날 수도 키이우에서도 중대 기반 시설이 이란산 '자폭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이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무차별 공격을 퍼부은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미국 등 서방 진영은 우크라이나에 더 강력한 대공 방어 수단을 제공해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 화상으로 열린 주요 7국(G7)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가 현대적인 방공 시스템을 충분히 지원받는다면 러시아의 핵심인 로켓 공격도 중단될 것"이라며 지원을 호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방 각국은 우크라이나에 방공 시스템 등을 지원하며 강력한 연대(連帶)에 나서고 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11일 미국이 추가로 제공한 고속 기동 포병 로켓 시스템(HIMARS·하이마스) 4기가 자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최첨단 무기 하이마스는 이로써 총 16기로 늘어났다.

미국은 첨단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인 '나삼스(NASAMS)' 2기도 가까운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로 보낼 계획이다. 나삼스는 최대 사거리가 160㎞ 이상으로, 2005년부터 미국 백악관과 의사당 방어를 위해 사용돼온 무기다. 미국은 장기적으로 6기를 더 보낼 예정이다.

독일은 자국의 전방위 방공 시스템인 'IRIS-T SLM' 4기 중 1기를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 프랑스는 트럭 형태의 이동형 자주포인 '세자르' 6문과 미사일, 레이더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다. 네덜란드 정부는 1500만유로(약 208억원) 상당의 대공미사일 지원을 결정했다. 캐나다도 드론용 카메라와 위성통신 장비, 포탄 등을 포함해 4700만 캐나다달러(약 486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연례 핵 억지 훈련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을 다음 주 중 진행한다. 실제 핵전쟁 상황을 가정해 유럽 전역에 있는 미군 핵무기를 운용하는 전술 등을 점검하는 훈련이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의 핵 억지력이 효과적인지 확인하려는 연례 훈련을 우크라이나 전쟁을 이유로 취소한다면 이것은 매우 옳지 않은 신호를 (러시아에) 보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토는 방공체계 공동 조달도 추진하기로 했다. 나토는 13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방장관회의에서 독일 등 15국이 미사일 및 방공 장비 공동 조달을 통해 대공·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의 '유럽 영공방어 계획' 추진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독일이 주도한 이날 협약엔 나토 회원 30국 중 영국과 네덜란드, 벨기에 등 14국이 참여했고, 나토 회원국이 아닌 핀란드도 동참하기로 했다. 70년 이상 군사적 중립국을 표방해온 핀란드는 국경을 접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안보 위기가 고조되며 나토 가입을 신청해 놓은 상황이다.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체계와 독일의 IRIS-T SLM, 이스라엘의 애로3 등이 공동 조달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편, 유엔은 12일 긴급 특별총회를 열어 러시아가 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등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을 자국 영토로 병합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러시아의 즉각적이고 조건 없는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43표, 반대 5표의 압도적인 표 차로 통과시켰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달리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러시아에 대한 비난이 커져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라오스 등 35국은 기권했다. 이번 결의안에 반대한 국가는 러시아와 북한, 벨라루스, 시리아, 니카라과 등 5국이었다.

[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박차 가하는 자유 진영 기고자 :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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