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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5년만에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3년간 18억, 신임 감독으론 최고액

'국민 타자' 이승엽(46)이 선수 은퇴 5년 만에 감독으로 야구 현장에 복귀한다. 프로야구 두산은 14일 "이승엽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 특보를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2014년부터 8년간 두산을 이끌며 팀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린 김태형 감독의 후임이다. 두산은 앞서 올해 정규 시즌을 9위로 마친 뒤 김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1995년 삼성에서 선수 데뷔해 2017년 은퇴한 이승엽 감독은 KBO 최다 기록인 467홈런을 때린 한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현역 시절 시즌 KBO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에 5번씩 올랐고, 골든글러브는 10회 수상했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는 NPB(일본 프로야구)에서 159홈런을 치며 재팬 시리즈 우승 2회를 경험했다. 국가대표로 뛰며 올림픽 금메달(2008년)·동메달(2000년)과 아시안게임 금메달(2002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3위(2006년) 등을 이끌었다.

은퇴 이후 KBO 홍보대사와 기술위원, SBS 야구 해설위원 등을 맡았으나 코치 등으로 지도자 생활은 한 적은 없다. 은퇴한 프로 선수들이 모여 아마추어 팀과 대결하는 한 야구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독을 맡은 게 전부다. 그러나 두산은 이 감독에게 3년간 총액 1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약속했다. 이는 KBO 역대 신임 감독 중 가장 큰 계약 규모다. 이 감독은 선동열 전 삼성 감독이 2004년 삼성에 부임하며 받았던 15억원(5년) 기록을 18년 만에 깼다.

두산은 정규 시즌 종료 후 이 감독에게 감독직을 제의했고, 13일 이 감독이 방송 해설을 맡은 KIA와 KT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끝난 뒤 계약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 구단은 "이 감독의 이름값이 아닌 지도자로서의 철학과 비전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신구 조화를 통해 두산의 또 다른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야구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아 지도자가 되어 그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해왔다"며 "그러던 중 두산이 손을 내밀어줘 고민 끝에 결정했다.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내준 삼성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그리웠던 그라운드를 5년 만에 밟는다. 한국과 일본에서 얻은 경험에다 KBO 기술위원과 해설로 보고 배운 점들을 더해 선수단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며 "화려함보단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드리는 야구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감독은 감독 선임 발표 직후, 삼성에서 선수 생활을 함께했던 김한수 전 삼성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하며 감독으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김 코치는 2019년 삼성 감독에서 물러난 지 3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다. 이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공식 취임식을 갖는다. 기고자 :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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