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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rackhead gets some fresh air

"댁들은 새 폰이 아니라 재활 치료가 필요해요.(you don't need a new phone. You need rehab.)" 휴대폰이 망가져서 새로 구입하려 매장을 찾은 필(애덤 더바인 분)은 매장 직원에게 희한한 타박을 듣는다. 필은 이 이상한 직원에게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지만 사실 이 직원의 말은 토씨 하나 틀린 게 없다. '하이, 젝시(Jexi·2019·사진)'는 휴대폰에 탑재된 인공지능의 폭주를 코믹하게 그린 영화다.

휴대폰 없이 1초도 못 버티는 휴대폰 중독자 필은 휴대폰이 망가지자마자 달려가 최신형 기기를 구입한다. 휴대폰의 전원을 넣자 인공지능이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젝시예요. 당신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도우미죠.(Hello, my name is Jexi. And I am here to make your life better.)" 필은 젝시가 읽어 주는 이용 약관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모두 동의 처리한다.

그런데 이 젝시는 더 나은 삶은커녕 점점 더 필의 삶을 지옥처럼 바꿔 놓는다. 필의 모든 식단, 시청 영상 목록, 내비게이션 경로까지 멋대로 조정하며 필의 삶을 통제한다. 필은 젝시 덕에 억지로 건전하고 효율적인 삶을 살게 되고 방구석을 벗어나 케이트라는 여성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점점 필에게 집착하는 젝시는 필의 모든 생활 수단을 볼모로 잡고 필의 일상을 악몽으로 만들어 놓는다. 이제 어떻게든 휴대폰의 올가미를 벗어나려 애쓰는 필은 매장 직원의 비아냥을 떠올린다. "약쟁이는 가끔 일어나 약이라도 사러 나가지. 바람도 쐬고. 댁들은 약쟁이만도 못해.(At least a crackhead gets up off the couch every now and then to go get some more crack. gets some fresh air. You're worse than a crackhead.)" 기고자 : 황석희 영화번역가
장르 : 연재
본문자수 : 958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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