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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들 '블라인드 마케팅' 인기… 서평 쓴뒤 예상작가 답하면 선물

"먼저 읽고 작가 이름을 맞힐 수 있는 눈치 빠른 독자를 모집합니다."

출판사 문학동네는 그림 에세이 '모락모락'의 출간을 앞두고, 작가 이름을 맞히는 이벤트의 독자 모집을 지난 13일 마감했다. 표지에 작가 이름을 '♥'로 처리했는데, 독자가 서평을 온라인에 작성하고 예상한 작가 이름을 적어 내면 못 맞히더라도 추첨을 통해 선물을 준다. 힌트는 "머리카락의 시점에서 한 인간의 일생을 담아냈다"는 작가의 말뿐.

2018년부터 북클럽을 운영하며 출간 전 서평 작성 이벤트를 진행해온 문학동네로서는 최초의 시도. 문학동네 관계자는 "문단에서 활동하는 작가는 아니지만,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인물"이라며 "작가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한 채 작품 자체로 승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했다. 또, "모집 인원 500명이 다른 서평단 모집 때보다 빠르게 마감됐다"며 "앞으로는 책 제목을 가리는 등 방식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책 출간 전에 작가의 이름을 가리는 '블라인드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 마케팅이 자연스러운 입소문을 유발하는 방식이라면, '퀴즈의 재미'를 강조했다. 작가 이름을 맞히는 시도에서 한 번, 또 정답이 공개된 후 자신의 답안과 비교하는 재미가 한 번 더 있다.

지난 8월 자이언트북스는 등단 22년차 김중혁의 장편소설 '딜리터: 사라지게 해드립니다'를 출간하면서 작가 이름을 가린 가제본을 나눠 주며 서평단을 모집, 운영했다. 창비 역시 이현 작가의 장편소설 '호수의 일', 단요 작가의 장편소설 '다이브'를 비슷한 방식으로 홍보했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과거엔 불특정 다수에게 책을 알리면 독자들이 찾아왔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출판계가 30~40대 이하 젊은 독자들의 적극적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책과사회연구소 대표인 백원근 문화평론가는 "인지도가 없는 작가들의 경우, 블라인드 마케팅의 효과가 바람직한지 의문"이라며 "출판사들이 단순히 유행을 따라하는 식으로 홍보에 나서는 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기고자 : 이영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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