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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대회서 생애 첫 우승

"'또 2등 가영?' 이런 말들을 하실 때는 조금 듣기 힘들기는 했다. 그래도 준우승을 많이 해본 덕분에 강해졌다. '안 되면 또다시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오기도 많이 생겼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이후 4년 동안 준우승만 네 번 했던 이가영(23)이 98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첫 우승을 달성했다. 이가영은 16일 전북 익산 컨트리클럽(파72·6599야드)에서 열린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17번 홀(파5)까지 버디만 8개 잡아내는 압도적 경기를 펼쳤다. 우승이 확정된 18번 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가 나왔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진행된 이 대회는 각 홀 성적에 따라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렸다.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으로 공격적인 경기를 유도했다. 이날 임진희(24)에게 1점 뒤진 2위로 출발해 15점을 더한 이가영은 총점 49점을 쌓아 임진희(44점)를 5점 차로 밀어냈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국가 대표 출신 기대주로 2018년 2부 투어에서 2차례 우승한 이가영은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2위 4번, 3위를 2번 했지만 우승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도 다들 '언제 우승하냐'는 얘기를 많이 하시고, 동기들은 다 우승했는데 저만 못 해서 정말 많이 힘들었다"며 "최종일에 버디가 잘 나오지 않아서 뒷심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이가영은 최혜진(23)과 동갑이고, 임희정(22)·조아연(22)·박현경(22)과 같은 해에 KLPGA 투어에 데뷔했다.

이가영은 지난 8월 코로나에 감염된 이후로는 기권 1번에 컷 탈락을 3번 하는 등 성적이 크게 떨어졌다. "샷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아서 '다시 챔피언조에서 경기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다시 시작해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며 "이번 대회에선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그냥 계속 내 샷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해 마무리가 잘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준우승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덕분에 스스로 이겨내고, 정신적으로 더 단단해질 수 있었다"며 "혼자서 생각 많이 하고, 책도 많이 읽고, 할 수 있다고 스스로 항상 되뇌었다"고 했다. "우승 한 번 했으니 또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면서도 "우승 실감이 나지 않아서 내일 아침 KLPGA 홈페이지에 내 이름을 검색해 우승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볼 것 같다"고 했다. 기고자 :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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