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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강원에 2대1 역전승

종료 휘슬이 울리자 울산 현대 선수들은 관중석 쪽으로 달려갔다. 선수들은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으로 원정 응원을 온 팬들이 건네준 푸른색 깃발을 받아 들고 흔들었다. 팬들은 홍명보 감독부터 선수 하나하나의 이름을 외쳤다. 17년 만의 '한풀이'에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간절히 기다렸던 우승이었다. 울산은 16일 강원FC와 벌인 K리그1 파이널 A(1~6위) 그룹 37라운드 경기에서 강원FC에 2대1로 역전승했다. 승점 76(22승10무5패)을 확보한 울산은 남은 한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2위 전북 현대를 따돌리고 2005년 이후 처음이자, 통산 세 번째 리그 정상을 차지했다.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결정지을 수 있었던 울산은 후반 20분 강원 김대원에게 페널티킥 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홍명보 감독은 마틴 아담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8일 전북과 벌인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2골을 터뜨려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던 마틴 아담은 이번에도 1골-1도움으로 '해결사' 역할을 했다. 그는 후반 29분 머리로 공을 띄워 엄원상의 발리슛 동점 골을 도왔고, 11분 뒤엔 김기희의 헤딩을 문전에서 몸으로 밀어 넣어 역전골로 연결했다.

◇올해는 처음부터 끝까지 강했다

울산은 지난 3년 연속 뒷심 부족으로 전북에 우승을 내주고 2위를 했다. 올해는 달랐다. 지난 3월 선두 자리를 탈환한 울산은 이후 단 한 번도 1위를 내주지 않았다. 10월 들어서도 8일 전북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등 3승 1무로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부임 첫해인 작년에 전북의 벽을 넘지 못했던 홍명보 감독도 올해는 웃었다. 홍 감독은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MBTI 성격 유형 검사를 선수 전체에게 시키면서 가까이 다가갔다. 코치진끼리만 하던 전술 회의를 주장 이청용을 비롯한 선수 2~3명과 함께 했다. 일주일에 한 번쯤은 선수단 전체 회의 자리도 마련했다. 울산 선수들은 홍 감독이 우승 회견을 하는 자리에 들이닥쳐 물을 뿌리며 축하했다. 홍 감독은 "물을 먹는 것보다 맞는 게 훨씬 좋다"면서 "징크스를 넘는 것,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대단한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외국인 트리오 영입도 성공적

시즌 전 이동경, 이동준 등이 해외로 떠나면서 울산의 공격진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단 측은 공격형 미드필더 아마노 준(31·일본)과 중앙 공격수 레오나르도(25·브라질)를 임대 형식으로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스트라이커 마틴 아담(28·헝가리)은 지난 8월 합류한 이후 9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이 3인방과 2년 차 미드필더 바코(29·조지아)는 유대감을 키워갔고, 그라운드에서 국내 선수들과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였다.

8위 대구FC는 이날 김천 상무와 1대1로 비기며 승점 45로 잔류를 확정했다. 수원 삼성(10위)은 잔류가 확정된 수원FC(7위)를 3대0으로 누르고 FC서울(9위)에 2점 모자란 승점 41로 잔류의 희망을 이어갔다.

2부 리그에선 대전 하나시티즌이 15일 시즌 최종전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2대1로 누르고 2위(승점 74)를 확정했다. 대전은 1부 11위와 승강전을 치른다. 2부 3위 FC안양은 4위 부천FC-5위 경남FC의 승자와 대결한다. 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팀이 1부 10위와 승강전을 벌인다. 앞서 2부 우승을 확정했던 광주FC는 내년에 1부 리그에 참여한다. 1부 최하위인 성남FC가 2부로 떨어진다. 기고자 : 춘천=김민기 기자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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