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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으로 데뷔… 8년 만에 첫 솔로 앨범 '에러' 발매

"제가 지금 당장, 밖에 한 발짝 나가자마자 죽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올해로 살아온 생이 고작 26년인 청년이 '죽음'을 입에 담는다. 심지어 그 장면과 과정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상상을 11곡에 나눠 담았단다. 얼핏 '늦사춘기가 왔나' 싶겠지만, 17일 서울 마포구에서 기자들을 만난 가수 이찬혁<사진>은 시종 진지했다. 자신이 생각한 '죽음'의 의미를 또박또박, 정성껏 설명했다.

이날 이찬혁은 첫 솔로 데뷔 앨범 '에러(ERROR)' 발매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여동생 이수현과 함께 SBS 경연 프로그램 'K팝스타2'에서 우승한 듀오 '악동뮤지션'이란 타이틀을 8년 만에 처음 떼어낸 것이다. 2014년 정규 1집 '플레이'로 정식 데뷔한 악동뮤지션은 '기브 러브' '오랜날 오랜밤' '200%' '항해' 등으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이날 이찬혁은 이번 앨범에 대해 "이전 '악동뮤지션'의 캐릭터(이찬혁)가 죽고, 다시 깨달은 이찬혁이 새로 태어난 걸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악동뮤지션으로서 모습이 싫어서가 아니다. 계기는 2021년 협업 앨범 '넥스트 에피소드'에 실린 '벤치'란 곡에서 '내가 가진 것들이 다 없어져도, 저 벤치 위에 살아도 행복할 자신이 있어'란 가사를 쓸 때였다고 했다. "곡을 쓸 땐 그걸 극복할 수 있다 생각했죠. 근데 죽는 순간까지 그렇게 산다면? 못 할 거 같은 거예요. 실제 (벤치 위에서) 사는 분께는 재수 없는 곡일 거란 생각도 들었고요."

자신의 여동생을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하며 "각자 나이를 먹어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제 수현이도 수현이만의 캐릭터가 생겼죠. 그 중간 지점을 잡아야만 악동뮤지션 앨범을 만들 수 있으니 제가 원하는 음악을 하려면 저만의 앨범이 필요해졌어요."

이찬혁은 이번 앨범 전곡을 직접 쓰며 영화처럼 "유기적인 스토리를 부여했다"고 했다. 자신이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하고(1번 '목격담'), 사람들이 구급차를 부르면서도 "악동뮤지션 걔"라며 그의 사진을 찍는다(2번 '사이렌'). 결국 이찬혁은 구급실에 실려가며 헤어진 전 연인(6번 '마지막 인사')과 바쁘단 핑계로 자주 연락 못 한 가족들(8번 '부재중 전화')을 생각하고, 마침내 장례식(11번 '장례희망')으로 앨범 재생이 끝나는 식. 다만 "가족이 듣기에 죽음은 무거운 주제라 부모님과 수현이는 듣고 좀 울었다"며 웃었다.

타이틀곡 '파노라마(3번)'는 특히 죽음을 앞에 두고야 자신의 오류를 되짚어보는 장면을 담았다. 자신의 삶에 대해 '오류'가 있다고 인정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 하지만 이찬혁은 "제가 청개구리 기질이 있다"고 했다. "악동뮤지션 곡은 '어쿠스틱 곡'이란 틀이 싫어서 '다이너소어' 등 댄스 장르를 시도했고, 디자이너가 아무리 예쁜 머리를 해주셔도 사실 맘에 안 들 때가 많아요(웃음)."

최근 이찬혁은 KBS 전국노래자랑 객석, EBS 딩동댕유치원 등에 불쑥 나타나 "이찬혁이 왜 거기서 나와"라며 젊은 층 사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전국노래자랑은 그냥 길 가다가 좋은 노래가 들려서 간 것"이라며 웃었다. 수시간 동안 말없이 운전만 하는 등 괴짜 같은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던 개인 유튜브 채널은 "틀을 깨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유튜브는 대중적인 서비스들로 이뤄진 게 많다. 난 다양성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했다. "어찌 보면 음악보다도 그게 더 제가 원하는 건가 봐요. 사회에 변화가 될 뭔가를 던지는 거요."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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