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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도쿄 바이스

"가이진(외국인)! 생각이란 걸 하지 마! 그냥 규칙에 따르란 말이다!"

하루 1200만 부를 발행하며 "일본 최대,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 가득한 메이초 신문, 최초의 외국인 신입 기자 '제이크 아델스타인'(앤설 엘고트)에게 편집국 간부가 삿대질하며 소리친다. "네! 알겠습니다!" 군기가 바짝 들었다.

1990년대 말 도쿄. 제이크는 유학 온 일본에서 오랜 꿈이던 범죄 보도 기자 일에 뛰어든다. 일본 사회가 녹록할 리 없다. 신문사도 경찰서도 경직된 관료주의의 벽이 무겁고 견고하다.

시내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시신이 잇따라 발견된다. 제이크는 외국인이라는 약점을 네트워킹의 강점으로 활용하며 일본 조폭 '야쿠자'가 지배하는 어둠의 세계를 파고 들어간다. 돈, 마약, 매춘이 얽힌 진실에 접근할수록, 야쿠자의 위협도 칼날처럼 목을 조여 온다.

주인공과 동명인 미국인 기자의 회고록이 원작. 도쿄의 조직 범죄를 파헤친 실제 요미우리 신문 기자였다. 인명을 파리 목숨처럼 여기는 대부업 폭력배의 악행, 강철 그물망처럼 촘촘한 일본 사회의 어두운 환부를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 주연 영화 '히트'를 만든 명장 마이클 만 감독이 제작하고 1화를 연출했다. 실험실 동물을 해부하듯 날카롭고 건조한 시선과 냉정한 폭력 묘사 등 그만의 스타일이 살아 있다. 여기에 젊은 연출자들의 '나르코스'를 닮은 범죄물 감각이 더해졌다. 흡인력 강한 범죄 스릴러다.

클래식 데이비드 러셀

영국 출신 클래식 기타리스트 데이비드 러셀<사진>의 내한 독주회가 23일 오후 5시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러셀은 라틴 기타 음반으로 2005년 그래미상 최우수 기악 독주 부문을 수상한 정상급 연주자. 유년 시절 온 가족과 함께 지중해의 스페인령 메노르카 섬으로 이주한 뒤 기타를 배웠으며 다시 영국 왕립 음악원에서 기타를 전공했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바흐·알베니스의 작품들과 함께 아르헨티나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호르헤 모렐(1931~2021)이 러셀을 위해 헌정한 '소나티나'를 들려준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다양한 시공간을 넘나드는 '다중 우주(멀티버스)'를 평범한 아시아계 가정에 적용하면 어떨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설정에서 출발하는 영화다. 세무 조사와 남편의 이혼 요구가 겹치는 바람에 힘겨워하던 에블린(양쯔충·楊紫瓊)은 일상에서 탈출구를 발견한 뒤 엉겁결에 뛰어든다. '매트릭스'를 닮은 초반 설정부터 일상과 환상이 뒤엉키는 전개까지 영화광들을 위한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루소 형제가 제작을 맡았다.

연극 믿을지 모르겠지만

"믿을지 모르겠지만 제 아버지는 여자입니다"로 시작되는 이야기. 더 놀라운 건 그의 어머니도 여자가 아니다. 이 연극은 잠수부, 여의사, 지하철 수사대 경찰, 트랜스젠더 마담, 작가 등의 짤막한 이야기가 풀려 나오는데 마지막에는 하나로 합쳐진다. 빈 무대에 놓인 의자들이 연극적 변신을 거듭하는 과정도 흥미진진하다. 연기력 있는 배우들의 힘과 연출력으로 굴러가는 작품. 믿을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재미있다. 강진선 김기준 서광일 등 출연. 극단 작은신화의 최용훈 연출로 23일까지 대학로 공간 아울.

논버벌 쇼 푸에르자 부르타

36국에서 650만명이 본 흥행작이 서울에 상륙했다. 제목은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라는 뜻.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고 벽과 천장, 공중의 수조 등 다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다. 음악과 춤, 특수효과를 이용해 슬픔, 절망, 승리감, 환희 등 여러 감정들을 낯설지만 흥미롭게 표현한다. 슈퍼주니어 은혁과 배우 최여진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회차도 있다. 지정석 없이 스탠딩석으로 운영하며 라운지에서 맥주를 판매한다. 운동화를 신는 게 좋다. 12월 26일까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FB씨어터. 기고자 : 이태훈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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