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명창부 방일영상 이소영씨

제30회 임방울국악제 방일영상(최우수상)을 받은 이소영(39)씨의 어릴 적 별명은 '강원도 애기'.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한 초등학생 때부터 고향인 강원도 평창에서 전북 전주까지 주말마다 소리 공부를 하러 다녔다.

어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서 토요일 새벽 2~3시쯤 집을 나서면 아침 일찍 전주에 도착했다. 그렇게 주말 이틀간 꼬박 소리 공부를 하고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7년간 거르지 않았다. 이씨는 "어릴 적에는 주변에 강원도 출신의 소리꾼은 저밖에 없어서 선생님들께서 귀엽다고 '강원도 애기'라고 불러주셨다"며 웃었다. 국립전통예술고(서울 국악예고)를 졸업한 뒤 중앙대 전통예술학부에서 국악을 전공했다. 고교 3학년 때인 2001년에는 판소리 '심청가' 첫 완창 무대에도 도전했다. 조소녀·김차경 명창에게 판소리 '심청가'와 '춘향가'를 배웠다.

보통 소리꾼들은 '국악 가족' 출신이 많지만, 거꾸로 이씨는 스스로의 힘으로 '국악 가족'을 만든 경우다. 나무 공예를 하는 조각가인 아버지 이규석(73)씨도 딸이 소리를 할 때면 북을 잡아주면서 자연스럽게 국악을 벗하기 시작했다. 마을에서도 '소리하는 부녀(父女)'로 소문날 정도였다. 이씨의 남편인 안과 의사 왕동현(39)씨도 아마추어 고수(鼓手)가 될 만큼 국악에 푹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씨도 판소리를 잠시 접은 적이 있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할 무렵 내가 설 자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민이 커졌다"고 했다. 그 무렵부터 부엌용 나무 도마를 만드는 사업을 시작했다. 홈쇼핑을 통해서 입소문이 나면서 연 매출 최대 20억원을 올린 적도 있다.

아들을 키우고 사업을 하느라고 지난 10년 가까이 잊고 있었던 국악의 길을 다시 권유한 것도 남편이었다. 이씨는 "'당신은 소리를 할 때 가장 멋있다'는 남편의 말에 다시 용기를 냈다"며 웃었다. 지난 4월 판소리 심청가 완창 발표회도 다시 열었다. 이번 임방울국악제는 완창 발표에 이은 두 번째 도전 무대인 셈이다. 그는 "진짜 소리꾼으로서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임방울국악제가 든든한 발판이 되어준 셈"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광주광역시=김성현 기자
본문자수 : 1063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