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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키움 제압… 1승 1패

8회에 이어 9회에도 KT 박영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수원 유신고를 나와 올해 입단한 2003년생 신인. 정규 시즌엔 불펜 투수로 52경기에 나서 1패2홀드(51과3분의2이닝)를 올린 것이 성적의 전부였다.

박영현은 전날 1차전에서 '가을 야구'를 처음 경험했다. 마지막 투수로 나와 키움 이정후를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하루 만에 마무리라는 중책을 맡은 박영현은 직구 위주의 정면 대결을 이어갔다. 2이닝 동안 키움 타자 6명을 삼진과 뜬공 3개, 내야 땅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며 2대0 승리를 지켰다.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역대 최연소 세이브(19세6일)였다. 임태훈이 두산 시절인 2007년 SK(현 SSG)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세웠던 종전 기록(19세25일)을 19일 앞당겼다.

KT는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2022 준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을 잡고 1패 뒤 1승을 거뒀다. 5전3선승제 시리즈의 3차전은 19일 KT의 안방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다.

박영현의 깜짝 호투가 펼쳐지기 전까지 KT 타선은 박병호와 강백호, 마운드는 웨스 벤자민이 이끌었다. 4번 타자 박병호는 1회 초 1사 1·2루에서 키움 선발 에릭 요키시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치며 2루 주자 배정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것이 결승타가 됐다. 1차전에서 홈런으로 타점을 올렸던 그는 준플레이오프 연속 경기 타점 신기록(6경기)을 썼다. KT는 이어진 2사 1·3루에서 6번 타자 강백호의 좌전 안타로 추가 점수를 뽑았다.

1회 얻어낸 2점이면 충분했다. KT 선발 투수인 좌완 웨스 벤자민(29)은 7회까지 공 100개를 던지면서 무실점(5피안타 1볼넷)으로 호투했다. 최고 시속 147㎞를 찍은 직구를 비롯해 예리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커터를 앞세워 삼진을 9개나 잡았다. 4회 1사부터 5회 2사까지 4타자 연속 삼진쇼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13일 KIA와의 와일드카드전에서 3-2로 앞선 8회 소방수로 나서 1이닝을 삼진 3개로 끝냈던 위력이 여전했다. 벤자민은 국내 리그 포스트시즌 첫 승리와 함께 준플레이오프 2차전 MVP(최우수 선수)의 영예도 맛봤다.

이강철 KT 감독은 신인 박영현을 2이닝 연속 밀어붙인 이유에 대해 "오늘 믿을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했다. 8회만 생각하고 9회는 고영표를 마무리로 쓰려고 했다. 한 점을 내줬으면 바꿨을 수도 있는데, 박영현의 볼에 힘이 있고 스트라이크를 던질 능력이 있어 (성공)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영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2-0 상황에서 키움 타자들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아드레날린이 나온 것 같다. 감독님이 더 던질 수 있느냐고 물어봐서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키움은 이날 2루까지만 세 차례 진루하는 데 그쳤다. 3번 타자 이정후가 2루타 하나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활약했다. 포스트시즌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15경기)을 작성했지만 빛이 바랬다. 키움 선발 요키시는 6이닝 2실점으로 무난한 투구를 하고도 초반 난조와 타선 불발에 패전 책임을 졌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KT 벤자민에게 막혀 이렇다 할 기회를 못 잡았다. 1차전에서 타자들의 타격감이 좋아 기대가 컸는데, 벤자민의 구위가 워낙 좋았다"고 밝혔다. 3차전 선발 투수는 고영표(KT), 타일러 애플러(키움)로 예고됐다. 기고자 : 성진혁 기자 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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