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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밀매단 생지옥 탈출 '스릴러'
초능력자와 살인범의 'SF 액션'
투병 아내 위한 밥상 '중년 멜로'
스타 배우·감독들 등판 대기 중

'요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볼 것 없더라'는 말, 연말엔 잠시 접어둬도 좋을 것 같다. 올해 초 '지금 우리 학교는'과 '소년심판' 이후 다소 심심했던 OTT 판을 흔들 새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다. 스타 감독과 배우의 면면도 화려하고, 각자 장르적 개성도 뚜렷한 기대작들이다.〈표〉

28일 공개되는 티빙의 '몸값'은 이야기가 쫀쫀하고 스타일도 독특한 스릴러. 시골 모텔에 간 경찰(진선규)이 멀쩡하게 생긴 여고생(전종서)에게 속아 장기 밀매단에 넘겨지고, 산 채로 경매에 부쳐진다. 그때 일어난 갑작스러운 지진. 건물이 무너지는 혼란 틈에 가까스로 살아남았는데, 건물 위 아래로부터 살인마들이 추적해 온다. 편집 없이 한 번에 찍는 '원 테이크' 촬영 기법을 써서 몸싸움, 도주, 추적 등의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는 듯 긴장감이 높다. 한국판 '종이의 집'으로 얼굴을 알린 전종서의 한국형 팜파탈(악녀) 연기는 천연덕스럽고, 진선규는 빨간 팬티에 비닐 우의 차림으로 큰 웃음을 선물한다. 충격적 반전으로 유명했던 동명의 14분짜리 단편영화(감독 이충현)가 원작이다.

그동안 국내 제작 오리지널 시리즈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디즈니+는 정해인, 고경표 등 청춘 스타를 앞세운 초자연 SF 액션물 '커넥트'를 12월 선보인다. 정해인이 어떤 상처나 신체 절단도 순식간에 치유되는 능력을 가진 존재 '커넥트'를 맡았다. 장기 밀매단에게 납치됐다가 눈 하나 남긴 채 탈출했는데, 그 눈이 연쇄 살인범(고경표)에게 인식되면서 쫓고 쫓기는 이야기.절단된 신체에서 촉수가 뻗어나오며 결합할 때의 완성도 높은 컴퓨터그래픽(CG), 피해자의 시신을 가공해 조각 작품처럼 전시하는 연쇄 살인범의 차가운 광기가 인상적. 일본의 장르 영화 장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액션 연출도 박진감 있다.

연말 공개 예정인 왓챠의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순한 맛 중년 멜로'라 할 만하다. 말기암 투병 중 남편이 만든 음식만 조금씩 입에 대는 아내(김서형)를 위해, 할 줄 아는 건 라면뿐이었던 인문학자 남편(한석규)이 매일 밥상을 차린다. 원작은 출판사 대표였던 아내의 투병 기간 부엌 일기 메모로 쓴 강창래 작가의 동명 에세이. 책은 "눈물샘과 침샘을 함께 자극한다"(서효인 시인)는 평을 받았다.

천만 영화 감독 이준익이 연출한 티빙 시리즈 '욘더'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파라마운트의 국내 첫 투자작으로 기대를 모은 작품. 총 6화 중 14일 1~3화가 공개됐다. 안락사가 합법화된 2032년, 암 투병 끝에 안락사를 택한 아내(한지민)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던 과학 매체 기자 남편(신하균)이 죽은 아내에게 영상 메일을 받는다. 아내는 죽기 전 사람의 기억을 업로드해 만든 가상 세계 '욘더' 속, 두 사람의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장소에 있다. 과학이 만든 신비한 사후 세계 욘더의 CG와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다만 캐릭터와 이야기를 쌓아올려 개연성을 얻는 과정이 탄탄하지 못한 초반부 전개와, 지나치게 감성을 앞세운 대사는 호불호가 갈린다. 김장환 작가의 소설 '굿바이 욘더'가 원작이다.

[그래픽] 연말이 더 뜨겁다… OTT 새 시리즈 기고자 :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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