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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 논란에… 영랑호 부교, 설치 1년만에 철거 위기

    정성원 기자

    발행일 : 2022.10.21 / 충청/강원 A1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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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시·환경단체 법정 다툼 끝에 환경영향조사 후 존치 여부 결정

    강원도 속초시가 지난해 11월 영랑호에 조성한 길이 400m의 부교(浮橋)가 설치 후 1년 만에 철거될 위기에 놓였다. 속초시와 환경·시민 단체는 부교 설치 당시부터 환경 파괴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환경 단체는 "부교가 영랑호의 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한다"며 철거를 주장하고 소송도 제기해 부교 존치가 갈림길에 서 있다. 속초시는 20일 영랑호 부교에 대한 환경영향조사(생태계 모니터링)를 1년 동안 진행한 뒤, 이 결과를 토대로 부교의 철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환경영향조사는 강원대 환경연구소가 맡는다. 조사는 이르면 오는 12월 시작될 전망이다.

    '영랑호수윗길'이란 이름이 붙은 이 부교는 김철수 전임 속초시장이 낙후한 북부권 관광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26억원을 들여 추진한 사업이다. 영랑호수윗길은 총길이 400m로 영랑호를 가로지르고 있다. 부교 중심부에는 설악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지름 30m 규모의 원형 광장도 들어섰다. 김철수 전 시장은 영랑호수윗길 개통 당시 "호수 위에서 새로운 설악의 절경과 영랑호 주변 산책길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설"이라고 했다.

    영랑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석호(潟湖)다. 석호는 모래 퇴적물 등이 해안 입구를 막아서 형성된 호수다. 바다와 민물이 섞여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라고도 한다. 특히 영랑호는 왜가리와 댕기흰죽지, 개개비 등 매년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다. 이곳에는 원앙과 수리부엉이 등 멸종 위기종도 서식한다.

    속초시는 영랑호수윗길을 조성할 당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반 방부목이 아닌 자연 친화적 천연 목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호수 위 원형 광장 역시 하부 생태계를 고려해 빛이 투과할 수 있는 '에코 스틸 덱'으로 조성해 환경과 안전성을 고려했다고 했다.

    그러나 환경·시민단체들은 "영랑호수윗길이 호수 생태와 환경의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며 사업 초기부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지난해 11월 부교가 완공된 이후 지금까지도 부교 철거를 주장하고 있다. '영랑호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사람들'의 김성미씨는 "인공 구조물은 조류 등 야생 동식물의 서식 공간 축소와 서식 환경의 질적 저하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부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번졌다. 환경·시민 단체는 지난해 4월 속초시를 상대로 영랑호수윗길 사업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춘천지법은 지난해 11월 영랑호를 찾아 현장 검증까지 진행했다. 현장 검증을 통해 시설물이 생태에 미칠 영향과 부교 중앙부에 설치된 원형 광장의 용도 등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했다. 이어 법원은 지난 2월 "영랑호 사업과 관련해 어류 및 수산 자원 항목에 관한 해양 환경 영향 조사를 1년간 실시해 사업 이전 상황보다 생태 환경이 악화하면 부교 철거를 포함한 적절한 조처를 한다"는 조정 결정을 양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속초시는 "해양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영랑호수윗길 때문이라고만 볼 수 없어 조정 결정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 신청을 했다. 환경 단체도 "환경 조사에 해양뿐 아니라 육상도 포함해야 한다"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던 속초시와 환경 단체 간 갈등은 지난 7월 이병선 속초시장이 취임한 뒤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 시장이 "법원의 조정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재판부의 판단 결과를 보고 영랑호 부교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 단체도 태도를 바꿔 재판부의 조정 결정을 받아들였다. 양측이 조정안에 합의함에 따라 강원대 환경연구소가 1년간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이미 개통해 운영 중인 영랑호수윗길을 임의로 철거할 수는 없다"며 "재판부 결정에서 환경적인 문제가 지적된다면 논의를 거쳐 부교 철거 방안을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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