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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 10월 정례회의] 北核 위기인데 정치권·시민 '태평'… 안보 경각심 불러일으켜야

    정리=김정형 기자

    발행일 : 2022.10.21 / 여론/독자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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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독자권익보호위원회(위원장 김도연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가 지난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지난 한 달 조선일보 지면과 온라인 기사에 대해 토론했다.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별아(소설가), 김재련(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 박상욱(서울대 과학학과 교수), 박원호(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장부승(일본 관서외국어대 교수), 정윤혁(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한준(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위원과 안덕기 편집국 부국장이 참석했다. 고산(에이팀벤처스 대표), 금현섭(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태수(변호사), 민세진(동국대 경제학과 교수) 위원은 따로 의견을 보냈다.

    [北도발]

    ―북핵은 우리 민족 전체의 존망에 연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 정작 우리 사회의 대응 태세와 안보 전략은 실망스럽다. 정치의 첫 번째 목적은 국민을 보호하고 국가의 평화를 지키는 것인데, 정치 지도자들은 위기 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일본 관광 풀렸다" 새벽부터 김포공항 줄 선 여행객들〉(10월 12일 자 A2면)은 북한 미사일 위협을 받고 있는 우리 사회의 또 다른 현실이다. 〈[강천석 칼럼] 위기의식 없이 위기 극복 못한다〉(10월 8일 자)는 이런 안타까운 현황을 적절히 지적했다. 우리 안보 체계의 약점을 정밀 분석하고, 미국과의 실질적 핵무기 공유 방안 등을 포함한 대응 방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토론 장을 조선일보가 마련하면 좋겠다.

    ―최근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과 핵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기사가 많았다. 특히 〈尹 정부, 미국에 '실질적 핵 공유' 요청했다〉(10월 13일 자 A1면), 〈[양상훈 칼럼] '美 핵우산' 그 거짓말 진짜입니까?〉(10월 13일 자) 등에서 조선일보는 북핵 위협에 대비한 미국과의 실질적 핵 공유 등을 이슈로 삼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문제는 군사 전문가 수준에서 그치지 말고 미국과 주변국 입장을 포괄적으로 커버해야 한다. 조선일보가 이 어젠다를 선점하려면 국내에 머물지 말고 글로벌 정세 등 검토 범위를 넓혀야 한다.

    ―〈독도서 욱일기? 실제론 태극기가 日 앞바다서 휘날렸다〉(10월 14일 자 A5면)는 최근 열린 한·미·일 대(對)잠수함 연합 훈련이 독도보다 일본 쪽에 더 가까운 해역에서 열린 것을 지도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주었다. 독도 인근에서 일본 자위대와 함께 훈련하는 게 맞느냐는 여야 정치적 공방을 해소했다. 3국 연합 훈련 지도를 발 빠르게 입수한 취재력이 돋보였다.

    [학력 저하]

    ―〈文 정부 5년 고교생 수학 양극화… 국어는 하향 평준화〉(10월 10일 자 A12면)는 문재인 정부 5년간 고교생의 학력 저하 실상을 보여주는 기사인데,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정상 교육의 어려움을 학력 저하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기사 제목을 보면 문 정부의 평준화 교육정책이 학력 저하의 주요 요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기사는 팬데믹이 공교육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이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럼 제목에 '文 정부 5년'보다 '팬데믹 시기'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또 〈북핵 막으려면 한미일 공조 필수… 文 때도 동해서 수차례 훈련〉(10월 8일 자 A3면), 〈文이 안 낸 소송비용 1214만원, 尹 정부가 대신 내준다〉(10월 8일 자 A6면) 기사에서 보듯 전(前)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내용과 본질적인 문제 의식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반복되는 표현은 옹색해 보인다.

    ―〈보훈부로 격상·재외동포청 신설… 野도 동의〉(10월 6일 자 A6면)는 여성가족부라는 중앙부처를 없애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소개했는데, 정작 여가부는 작은 제목으로만 다루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여성, 아동, 청소년 관련 정책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여가부의 실책이 무엇인지, 업무가 복지부로 이관되면 이런 문제들이 어떤 방식으로 해소 가능한지, 복지부 이관 후 발생할 여러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여가부 '사실혼·동거' 가족 인정 안 하기로〉(9월 24일 A1·12면)를 보면, 기사는 비혼(非婚)·동거 가구를 법적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썼는데, '사실혼'을 가족으로 인정 안 하기로 했다는 제목은 오해 소지가 많다. 사실혼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을 뿐, 실질적으로 부부 공동 생활을 하고 있어 가족으로 인정받고 있다. 상속을 제외한 대부분의 경우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이런 차이점을 법률적으로 검토해 명확하게 서술할 필요가 있다.

    - 〈쌍방울 김성태 '황제도피'.. 해외로 '텐프로(강남 고급 룸살롱)女' 세 번 불러〉(9월 30일 자 A8면)는 기괴한 은어·속어·한자어를 조합한 제목이 눈에 거슬렸다. 청소년들도 보는 신문인데, 저급한 언어 사용은 경계해야 한다.

    [정부 용역]

    ―〈새 복지 시스템, 테스트 다 안 하고 열어 '먹통'〉(10월 15일 자 A12면)은 무리한 일정과 졸속 테스트, 컨소시엄 사업 방식의 한계, 하청 문화 등을 통해 정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먹통 사태 원인을 분석했다. 정부 용역 발주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없으면 이런 문제는 앞으로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우선 관료제적 상하 조직에 통용될 법한 업무 방식을 점검과 협의, 조정이 필요한 시스템 구축 사업에 적용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업의 기술적 측면을 이해하고 협의·조정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하다. 특히 정부가 일을 맡기고(하청, 용역) 주어진 일정에 맞게 결과만 기다리다가 문제가 생기면 책임 소재를 찾아 배상을 요구하는 행태를 지적해야 한다.

    ―〈한국 신용위기 지표 급격히 악화… '트리플 약세' 심화〉(10월 14일 자 B10면)는 잇따라 경고음을 울리는 한국의 신용위기 가능성을 시의적절하게 다루었다. 국가의 신용 위험 정도는 등급이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해야 한다. 그런데 신용위기 지표가 한국보다 훨씬 떨어지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과 신용지표 상승률을 비교해 우리나라의 신용 위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진단하는 것은 적절한 분석이라고 볼 수 없다.

    ―〈강원도 "레고랜드 빚 2000억 못 갚아준다"〉(10월 1일 자 A19면)는 레고랜드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던 강원도가 이를 철회하기로 하면서 레고랜드 운영업체가 법원 회생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강원도가 레고랜드 건설비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놓고 보증책임을 줄이기 위해 일방적으로 회생신청을 추진한다고 했는데, 보증을 서놓고 자기 마음대로 이를 해지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이런 식이라면 누구든 보증을 선 뒤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미리 발을 뺄 텐데, 이런 일이 벌어진 데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텐데, 별도 설명이 없어 궁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전관예우]

    ―〈연봉 7배로 로펌 가는 '국세청 전관'… 세금내기 복잡한 나라의 민낯입니다〉(10월 13일 자 B3면)에 나와 있듯이 국세청 출신이 퇴직 후 로펌으로 옮기면 연봉이 7배로 뛴다는 것은 전관예우를 막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얘기가 된다. 기사에서는 우리나라 세제가 복잡하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국세청 출신의 인기 비결로 분석했는데, 사실은 이들이 전문성을 인정받아서가 아니라 국세청에 접근로를 제공한 대가라고 봐야 한다. 공직 출신들의 불공정한 카르텔을 부수는 데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유럽발 에너지 위기가 전 지구적 이슈로 등장했는데, 그 심각성이 우리나라까지 잘 전달되지 않았는지 관련 보도 비중이 너무 작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절대적인 공급량 부족 문제는 강 건너 불구경할 사안이 아니다. 〈프랑스 공공기관 온수 끊고, 난방은 19도〉(10월 8일 자 A14면)는 겨울을 앞둔 프랑스·독일 등지의 에너지 비상 대책을 현지에서 잘 전했다. 하지만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 미칠 영향·대책에 대한 심도 있는 기사가 앞뒤로 같이 나오지 않아 아쉬웠다. 우리의 에너지 관련 보도는 관련 토론회를 했다는 단신이거나, 정부가 발표한 대책 중심으로 피상적으로 다룰 뿐 깊이 있는 분석이나 전문가 진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日 고학력 출산 19년만의 기적〉(10월 14일 자 A1면), 〈집에서 새벽 근무 후, 오후 3시 퇴근… 육아시간 생기자 출산율 1.97로〉는 상당히 의미 있는 기사다. 일본은 우리보다 30여 년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경험했는데, 고학력 여성에게 직장 생활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등 많은 노력을 통해 저출산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노력해야 된다는 중요한 메시지도 던져주었다.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재택근무 등을 조합해 '일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출산율을 높인 일본 이토추상사의 사례도 좋았다.

    [OTT]

    ―〈임영웅 공연, 손흥민 내한경기… OTT 아니면 못 본다〉(9월 20일 자 A2면)는 콘텐츠의 OTT 집중 현상을 'OTT의 콘텐츠 폭식' '콘텐츠 폭식 공룡'으로 표현하면서 비판적으로 진단하고 있다. 콘텐츠 구독 모형의 확산에 따른 부작용으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많이 논의되고 있는데, 이런 점에서 OTT 콘텐츠 폭식에 따른 '보편적 시청권' 논의가 더 풍성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또 개별 OTT 플랫폼만의 특정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다중 구독을 하고, 금전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법으로 계정 공유를 하는 등 OTT 콘텐츠 폭식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적 논의를 추가하면 더 포괄적인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흙탕물 밥 먹는 노숙인 보고, 그는 가난한 환자들의 '우산'이 됐다〉(아무튼 주말 10월 1일 자 B1면) 인터뷰 기사는 잔잔한 감동을 준 기사로, 주변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했다. 엄청난 스타는 아니더라도 평생을 걸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형 인터뷰로 조명하는 기사는 조선일보의 장점 중 하나다. 우리 사회의 '숨은 등불'을 발굴하는 기사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기고자 : 정리=김정형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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