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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 관련 논란이 거세다. "문재인 대통령은 확실한 김일성주의자다" 등 그의 발언은 올해 국정감사를 뒤흔들었고, 정치적 논란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그를 국회모욕죄와 위증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한 평가는 대개 비판적이다. 그의 소신이 옳고 그른지는 별론하더라도, 공직자가 소신을 밝히는 장소와 시간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사노위 위원장이 노동계와 경영계 양쪽과 대화하고 설득해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김 위원장의 위증죄 부분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국정감사에서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님과 어제 저녁 만찬을 했다"고 발언했다. 민노총은 곧바로 "그와 만난 산별 위원장은 없다"는 논평을 냈고, 야당은 이를 근거로 위증죄 고발을 밀어붙였다. 필자는 지난 18일 '김 위원장이 국감 전날 실제로 구수영 민노총 전국민주택시노조 위원장과 만찬을 했다'는 기사를 썼다. 노동계 인사들에게서도 "택시노조가 산별 노조이기 때문에 산별 위원장을 만났다는 김 위원장 말이 거짓말이 아닌 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민노총은 "조선일보 보도로 위증이 더 확실해졌다. 김문수씨는 위증죄로 처벌받자"는 상식 밖의 논평을 냈다. "위증이 입증됐다"고도 했다. 민주노총에선 산별 연맹·노조 16곳의 위원장만 '산별 위원장'으로 부른다는 논리였다. "택시노조 위원장은 산별 위원장이 아닌 소(小) 산별 위원장"이라는 설명도 했다. 말장난 아닌가. 전국민주택시노조는 택시 기사들이 모인 산별 노조다. 산별 노조는 기업별 노조의 반대말로도 쓰인다. 규모가 크든 작든, 민노총에 직접 가입한 대규모 산별이든 아니든 그건 민노총 입장일 뿐이다.

노동 문제를 취재하며 민노총의 이런 억지를 본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렇게 해도 같은 진영은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과, 오히려 이런 억지에 동조한다는 것이 그중 하나라고 본다. 이번에도 좌편향으로 평가받는 인터넷 매체들이 민노총 주장을 그대로 받아썼다.

사실 왜곡뿐 아니라 감정 섞인 비난으로 도배된 논평도 문제다. 민노총의 논평 방식은 이런 식일 때가 많다. "새로운 관종이 나타났다. 국민의 짐(국민의힘)"이라거나 민주당을 향해 "말인지 막걸리인지 모를 발언을 중단하라"는 식이다. "욕도 아깝다"며 달랑 다섯 글자짜리 논평을 낸 적도 있다. 술자리서 하는 수준의 말을 총연맹 이름 공식 문서로 계속 내는 것이다. 민노총은 제1 노총 자리를 놓고 한국노총과 경쟁하는 국내 대표 노동 단체다. 이런 식의 투쟁은 열성 조합원들에게는 환영받겠지만, 국민에게는 민노총에 대한 반감만 키울 뿐이다. 노동계 안에서도 '민노총이 계속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타까울 뿐이다. 기고자 : 곽래건 사회정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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