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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교통체증·소음 극심
길거리 곳곳서 양측 고성·몸싸움
집회장소 어겨도 경찰 조치 안해
인근 시민들 ＂주말마다 힘들다＂

주말인 지난 22일 서울 숭례문과 광화문역 사거리 사이 세종대로 일대에서 좌파와 우파 성향 집회가 각각 열려 약 5만명(경찰 추산)이 모인 탓에 도심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자유통일당·신자유연대 등 우파 성향 단체들은 이날 낮 3시부터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덕수궁 대한문 언저리까지 이어지는 차로에서 '자유 통일 주사파 척결 국민 대회'를 열었다. 약 3만6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또 오후 4시부터는 좌파 성향 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이하 촛불행동)'이 자유통일당 등의 집회 장소와 거의 맞닿은 태평로 사거리부터 숭례문 사거리 차로에서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당초 7000명 정도 참석할 것을 예상했지만, 2배 넘는 1만6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좌파 성향 단체 집회 중에선 지난 7월 민주노총 집회(경찰 추산 5만명)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대로를 좌우로 반을 갈라 정반대 성향 단체가 집회를 열면서, 저녁까지 이 일대에선 "이재명·문재인을 구속하라"거나 "정치 보복 윤석열 퇴진하라" "허위 경력 김건희 특검하라"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다. 일부 참가자가 서로 고성을 지르거나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두 단체 모두 경찰의 집회 장소 제한 조치나 최고 소음 기준을 어겼다. 경찰은 각 단체의 집회 신고가 들어왔을 때, 자유통일당 등은 5개 차로, 촛불행동 측은 3개 차로에서 집회나 행진을 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막상 집회를 할 때 자유통일당 등은 한때 왕복 12개 차로 중 10개까지 점거했고, 촛불행동 측도 집회 장소의 왕복 8개 차로를 전부 차지하기도 했다. 두 집회 모두 소음도 최고 90~100㏈(데시벨) 안팎으로 소음 기준(주간 평균 75㏈)을 한참 넘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런 상황을 간부들과 경찰청에서 실시간으로 모니터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경고 방송을 할 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윤 청장이나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그간 "집회·시위 자유도 중요하지만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는 취지로 선 넘는 집회·시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10월 들어 자유통일당이나 촛불행동 등이 거의 매주 주말 도심 집회를 열면서 시민 피해가 작지 않다. 종로구 내수동에 사는 이모(25)씨는 "취직 준비로 공부 중인데 주말마다 광화문 집회 시위 소음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했다. 기고자 : 신지인 기자 김승현 기자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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