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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첫 삽＂… 오세훈, 파리 리브고슈 재개발 지역 방문

서울시가 지난 10년간 재개발이 지연된 종로구 세운상가 일대(세운재정비촉진지구)를 40층에 달하는 복합 빌딩과 녹지가 어우러진 '녹지생태 도심'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재개발을 서둘러 2024년에는 착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또 강남구 수서철도차량기지에 덮개를 씌운 뒤 그 상부를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처음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2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Rive Gauche) 재개발 지역을 찾아 이 같은 내용의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파리의 낙후한 공업지역이었던 리브고슈는 1990년대 대규모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재탄생한 지역이다.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건물의 높이 제한을 37m에서 137m로 완화하고 철도 선로 위를 덮어 공원, 빌딩 등을 만들었다.

오 시장이 이날 발표한 '세운지구 통합계획 가이드라인(개발 계획안)'에 따르면, 현재 147개 구역으로 쪼개진 세운지구는 17개 구역으로 묶어 통합 개발하게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발 구역의 규모를 키워 사업성을 높이고 정비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녹지 공간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 대지 면적의 35% 이상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녹지로 조성하면 지을 수 있는 건물의 높이 제한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현재 일반상업지역인 세운지구는 90m 높이까지 건물을 올릴 수 있는데 더 높은 건물을 지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세운지구의 중심인 을지로 주변은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을지로 주변은 최고 40층 안팎의 고층 빌딩이 들어설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세운지구는 구역마다 재개발 추진 속도가 다른데, 9개 구역은 이미 사업 허가를 받고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들 구역이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재개발 계획을 다시 짜면 올해 안에 정비계획안을 바꿀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당장 내년 초부터 정비계획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지원하겠다"고 했다.

1968년 문을 연 세운상가는 1970~ 1980년대 전자제품 상가로 번성했다. 하지만 이후 가게들이 용산 전자상가로 떠나면서 슬럼화된 상태다. 2009년 오세훈 시장이 세운상가를 철거해 통합 개발하고 남산까지 이어지는 녹지 축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2011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한 이후 사업이 무산됐다. 오 시장은 세운지구 개발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작년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세운상가에 올라가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리브고슈에서 서울 강남구 수서철도차량기지를 복합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수서철도차량기지는 약 20만㎡(6만평) 규모로, 지하철 차고지나 정비창 용도로 쓰고 있다. 서울시 구상은 선로 사이에 콘크리트 기둥을 세우고 덮개를 씌운 뒤 그 상부에 공원이나 빌딩을 짓겠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선로는 그대로 둔 채 넓은 땅을 입체적·복합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덮개 위에는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 공원이나 작은 빌딩 위주로 짓고 선로 옆 여유 공간에 대형 복합 건물을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올해까지 연구용역을 마무리하고 이르면 2025년 착공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색철도차량기지 등 서울 시내 다른 철도차량기지도 같은 방식으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광화문에서 서울역과 용산을 거쳐 한강까지 7㎞ 구간에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같은 '국가 상징 거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샹젤리제 거리는 콩코르드광장에서 개선문까지 약 2㎞ 길이의 거리를 말한다. 파리 최대의 번화가이자 관광 명소다. 서울시는 녹지 공간을 늘린 국가 상징 거리 조성을 위해 작년 5월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1.55㎞ 구간의 차로를 줄여 보행로와 자전거도로, 녹지 공간을 만들었다. 2024년에는 서울역에서 한강까지 5.3㎞ 구간의 공사를 시작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5년 말에는 광화문에서 한강까지 전 구간이 완공될 것"이라고 했다. 기고자 :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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