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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1000석 규모 '앰비언트' 공연

'잠이 솔솔 오고, 멍 때리는 횟수가 잦은 공연'. 이런 수식어를 반길 음악 공연이 있을까. 놀랍게도 내일 서울마포아트센터에서 1000석 규모로 개최되는 앰비언트 뮤직 콘서트 '그대에게'가 그렇다.

앰비언트 뮤직이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전자음 멜로디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음악 장르. 유럽과 일본에선 '명상 음악' 등으로 큰 인기를 끌어온 장르다.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멍때리기 음악'으로 마니아 층 사이 각광받았다. 듣는 이의 몸이 나른해진다면, 이 장르의 취지를 잘 살린 연주라 할 수 있다.

그간 국내에선 '그대에게'처럼 대극장 규모에서 앰비언트 공연을 볼 기회가 극히 드물었다. 이번 공연은 특히 총음악감독직과 공연곡 작곡을 가수 이정봉이 맡았다. '어떤가요' 등 발라드 가요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그가 왜 갑자기 치유 음악에 빠진 걸까?

지난 18일, 서울 양재동에서 만난 그는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우울증 상담 건수가 급증했대요. 특히 소상공인 분들께 많이 힘든 시기였죠. 분야 막론하고 모두가 감정노동자가 되어가는 시대에 힐링이 될 만한 공연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이번 공연을 위해 "마이크를 직접 들고 자연의 소리들을 녹음하러 다녔다"고 했다. '이 비를 그대에게', '파도의 향연', '재잘거리는 숲속', '사랑의 테마', '희망의 테마' 등 총 5개 악장을 공연에서 선보이는데, 강릉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녹음한 파도 소리, 산책길로 자주 다니던 남한산성 둘레길 개울물 소리 등을 쓴다. '선더 드럼' '오션 드럼' 등 자연의 소리를 닮은 악기도 총출동한다.

여기에 정가 보컬리스트 하윤주와 영화 '서편제'로 이름을 알린 국악인 겸 배우 오정해가 공연 중 허밍(입을 다물고 부르는 콧노래)과 내레이션으로 관객들의 사색을 유도한다.

출연진이 공연 중간 '황홀극치(하윤주)', '희망가(오정해)' 등 가사가 있는 자신들의 대표곡도 부르긴 한다. 이 감독은 "그래도 공연인데 관객을 마냥 재울 수만은 없어서 주의를 환기시킬 장치로 배치시킨 것"이라며 웃었다. "숲 소리를 녹음할 때 느꼈죠. 아무리 높은 산 위에서도 저 아래 차 소리가 자꾸 들리더라고요. 이 공연만큼은 퇴근길 편하게 들러 자연의 소리를 만끽하고, 쉼을 얻어 가셨으면 합니다." 기고자 :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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