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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 주도한 초대 문화부 장관 기려

"이어령(1934~2022) 선생님은 여러 분야에서 마에스트로(거장)가 되고 싶어했던 르네상스 예술가들과 닮은 점이 많았습니다."

25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석관동 캠퍼스에서 열린 '이어령 예술극장' 현판 제막식. 아내 강인숙(89) 영인문학관장은 지난 2월 별세한 남편을 지칭하면서 꼬박꼬박 '선생님'이라는 존칭을 썼다. 이날 유족 대표로 제막식에 참석한 강 관장은 남편의 대형 사진과 현판 앞에서 "여러 예술 분야가 모여 있는 종합 예술의 장(場)인 한예종에 남편의 설 자리가 마련된 것에 대해서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장남인 이승무(59) 한예종 영상원 교수도 제막식에 함께 참석했다.

한예종 설립을 위한 설치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던 1991년 12월 19일 당시 주무 장관이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이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개각 인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 장관에게는 마지막 국무회의가 됐다. 이날 회의에서 이 장관은 한예종 설치의 필요성을 15분간 역설했다. 이 때문에 생전에 이어령 전 장관은 한예종 학생들을 '15분의 아이들'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올해 개교 30주년을 맞아서 한예종은 연극원·영상원·미술원·전통예술원이 모여 있는 석관동 공연장의 이름을 '이어령 예술극장'으로 명명했다.

김대진 한예종 총장은 "우리 학교를 창설하고 끌고 가셨던 정신적 지주들의 이름을 따게 되어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음악원·무용원이 있는 서초동 캠퍼스의 공연장은 한예종 초대 총장을 지낸 이강숙(1936~2020)의 이름을 따서 '이강숙홀'로 부르고 있다. 기고자 :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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