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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개혁특위가 지난 7월 여야가 특위 구성에 합의한 지 약 3개월 만인 25일 첫 회의를 열었다. 간사를 선출한 다음 덕담 수준의 발언을 주고받고 30분 만에 회의를 마쳤다. 여야가 석 달 만에야 첫 회의를 연 것은 여야가 연금 개혁 문제에 얼마나 소극적으로 대처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연금 개혁은 더 내고 덜 받는 것으로 인기가 없다. 정부나 여야 모두 나라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지만 인기가 없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지금 국민연금 등 4대 공적 연금 개혁이 얼마나 시급한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다. 국민연금을 개혁하지 않으면 2042년 적자로 돌아서 2057년쯤 기금이 바닥날 것이라는 예측이 이미 나와 있다. 연금 개혁을 늦출수록 젊은 세대의 부담을 늘려 놓을 것이다. 현 세대에서 연금을 제대로 개혁하지 않으면 분노한 청년 세대들이 노후 세대에 대한 연금 지급을 대폭 줄이거나 끊어버리는 '연금 고려장'을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와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연금 제도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이렇게 시급한 문제인데도 연금특위가 제대로 굴러가고 적절한 시점에 결론을 낼 수 있을지는 낙관적이지 않다. 특위의 활동 시한은 내년 4월까지다. 그런데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5일 국감에서 "내년 3월까지 재정 계산을 마무리하고 10월까지 국민연금 개혁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5년마다 하는 재정 추계를 이번에 다시 하더라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연금특위는 재정 추계를 기다리고 또 정부안을 기다리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지 말고 독자적으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연금 개혁안은 그동안 많은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연금보험료를 얼마를 더 낼지, 연금 지급액을 삭감할지 말지, 기초연금과의 연계 문제는 어떻게 정리할지 등에 대한 결단만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연금특위는 무한정 논의를 계속할 것이 아니라 언제쯤 결론을 내겠다는 시한을 미리 정해 놓고 거기에 맞게 논의를 진행하는 게 효율적일 것이다.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OECD 국가 평균(18%) 수준에 근접할 때까지 5년마다 2%포인트씩 자동적으로 올리는 방안 등과 같이 여야 어느 한쪽만 정치적 부담을 지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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