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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 ＂193국 중 26국만 기후변화 조치 관련 약속 지켜＂

유엔(UN)이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2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전쟁과 에너지 위기, 정치적 혼돈 등이 세계를 덮치며 기후 위기가 뒤 순위로 밀린 가운데, 홍수·가뭄과 같은 전 지구적인 자연재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를 강화하기로 동의한 193국 중 26국만이 관련 계획을 이행했다. 특히 세계 최다 온실 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은 지난해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을 발표했지만, 올해 구체적인 진척 상황은 보이지 않았다. 작년보다 진전된 공약 발표도 없었다.

유엔은 보고서를 통해 "온실 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지구는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 섭씨 2.1도에서 2.9도 정도 기온이 올라갈 것"이라며 "이는 파리 기후변화 협정이 설정한 1.5도보다 훨씬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이처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이 흐지부지된 데에는 세계 각국의 복잡한 정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NYT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와 인플레이션, 영국·브라질에서의 정치적 혼란 등이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협력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은 지난 24일 "탄소 배출량 감축 정책을 최대한 늘려나가겠다"고 했지만,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에서 55% 줄이겠다는 기후법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보고서는 다음 달 6일부터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앞두고 발표됐다. 이번 총회에선 탄소 배출량 상위권인 부유한 나라들이 기후변화에 책임이 거의 없지만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가난한 나라들에 대해 어떻게 보상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기고자 :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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