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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노벨문학상 수상한 구르나, 獨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참석

"식민지 아프리카가 겪은 경험은 아직까지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죠. 전 제국주의 전쟁 상황에서도 그들의 삶을 이어갔던 평범한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작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탄자니아 출신 작가는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고국의 식민 종주국이었던 독일에서 식민지의 삶을 쓰는 이유를 역설했다. 22일(현지 시각) 전 세계 최대 규모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열린 'Afterlives' 포럼엔 압둘라자크 구르나(74·영국 켄트대 명예교수)의 식민주의 문학 세계를 들으려는 청중 수백 명이 들어찼다.

1948년 동아프리카 영국 보호령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난 작가는 독립 이후 이어진 종교 박해를 피해 1968년 영국 망명을 택했다. 작가의 작품 세계는 곧 그의 인생 궤적이다. 그가 지금까지 펴낸 소설 10권은 식민주의와 난민 문제를 다룬 작품. 이날 포럼은 재작년 출간된 작가의 최근작 '그후의 삶'(문학동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20세기 초반 독일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동아프리카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이 시기 식민지 시민의 삶을 다층적으로 그려낸다.

여전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아프리카 문학에 대해 작가는 대륙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아프리카는 흑인들만 사는 대륙'과 같은 단선적인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 "동아프리카를 포함한 인도양 세계는 수백 년간 문화와 언어, 그리고 인종 교류의 중심지였습니다. 인도인 아버지를 둔 소설의 주인공이 대표적이죠. 동아프리카 사회에서 혼혈은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전까지 식민지 문학이 정작 그 시기를 산 평범한 사람들에겐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서술을 최소화하고, 제국주의 전쟁의 파도가 미치지 않은 한 해안 마을 사람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생각과 감정 묘사에 집중한다.

그는 모국어인 스와힐리어 대신 영어로 글을 쓰고, 현재도 영국에 거주하고 있지만 자신을 '아프리카 작가'로 정의한다. "작가가 그리는 상상의 세계는 그에게 어떤 경험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저는 태어난 곳의 기억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입니다."

제국(帝國)의 시대는 저물었지만, 그의 작품은 독립 이후에도 피지배의 기억이 계속되는 포스트콜로니얼(postcolonial) 문제를 추적한다. "저는 식민주의 문학을 우리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로 쓰고 싶습니다. 작중 '일리아스'라는 인물은 독일을 동경해 아프리카의 독일군 부대 '슈츠트루페'에 가담하고 훗날엔 독일로 건너가 고향의 재식민화를 주장하기도 하죠." 이는 독일령 동아프리카 출신으로 실제로 독일군에 입대해 고향의 식민화를 주장한 인물 '모하메드 후센'에 착안한 설정. "식민주의는, 단순히 세계대전과 함께 끝나버린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처럼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해 오늘날까지 얘기되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작가는 올해 국내 매체들과 한 인터뷰에서 식민 경험이 있는 한국을 두고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사회와 삶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문학"이라고 했다. 작가가 설명하는 식민주의 문학은, 그림자에 가려졌던 역사를 그렇게 성찰하게 하는 것이었다. 기고자 : 프랑크푸르트=윤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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