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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세 번째 주말, 뉴욕은 삽화로 표지가 그려진 안내 책자를 들고 시내 곳곳을 찾는 시민들로 붐볐다. '오픈하우스 뉴욕(OHNY)' 행사다. 보통 '오픈하우스(Open House)'는 주택 구매 전에 집을 보여 주는 절차다. 대학에서 예비 신입생들을 위해서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시설을 보여주는 것도 오픈하우스라고 부른다. 2003년 시작하여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뉴욕의 오픈하우스는 도시를 공개하는 행사다. 도시에 살면서 정작 도시를 잘 알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도시를 알려주기 위함이다. 이 행사는 1992년에 시작한 런던이 원조다. 이후 반응이 좋아 캐나다의 '도어즈 오픈 토론토(Doors Open Toronto)', '서울 오픈하우스' 등 세계 50여 개 도시에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생겼다.

뉴욕 오픈하우스 기간에는 평소에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200여 개 장소가 공개된다. 극장, 맨션, 대학건물, 도서관, 옛 기차역사, 사설박물관, 등대, 묘지, 예술가 작업실, 디자인상을 받은 꽃집, 주변의 작은 섬들, 발전소, 해군기지, 치즈가게의 비밀 창고까지 관람이 된다.

이와 더불어 각종 토론회, 어린이를 위한 행사, 무용이나 그림 강습, 재즈공연 등 100여 가지의 이벤트도 함께 열린다. 도시 환경과 디자인 관련 민간단체들도 사무실을 개방하고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홍보한다.

이 행사의 의미는 교육적인 측면이다. 배우고 지식을 갖추는 것은 삶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준다. 도시에 존재하는 하나의 장소, 그곳에 깃들인 역사와 이야기만큼 정겹고 힘 있는 콘텐츠는 드물다. 시민들이 도시를 알고 아낄 때 도시의 멋과 가치가 만들어지고, 방문객들은 부러움을 가지고 찾아오게 된다. 도시는 시민의 애정과 자부심으로 성장하는 유기체다. 건축가, 대학교수, 역사학자들이 설명을 해 주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진행을 돕는 가운데 뉴요커들은 기쁜 마음으로 도시를 탐험했다. 그 주말, '뉴욕의 가을'은 영화 포스터만큼이나 아름다웠다. 기고자 : 박진배 뉴욕 FIT 교수·마이애미대 명예석좌교수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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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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