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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3명 빈소에 정부·지자체 등 조문 거의 안 와
말로는 ＂외국인 근로자 모시자＂ 실제론 배려·관심 부족

지난 24일 오전 11시 부천의 한 장례식장. 경기 안성시 저온 물류창고 공사 현장 추락 사고로 숨진 30대 중국인 여성 A(36)씨의 빈소가 차려져 있었다. 지난 21일 이 현장에선 8명이 10여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빈소 앞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카 일동'이라고 적힌 화환 2개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의 유족은 "조화를 보내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빈소 앞이 너무 휑하다며 조카들이 한 것"이라고 했다.

A씨는 10여 년 전 조선족 남성과 결혼하고 한국으로 왔다. 유족은 "건설 일이 일당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딸에게 조금이라도 뭘 더 해주고 싶어 돈을 벌러 갔는데, 사고 난 현장에 출근한 첫날 변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의 열두 살짜리 딸은 빈소에서 다른 유족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씩 "엄마 언제 와요"라고 했다. 빈소에서 만난 아이는 "엄마가 일하면서 보내준 영상들이 아직 휴대폰에 그대로 있는데…"라고 울먹였다.

정부는 국내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현재 '외국인 근로자 모시기' 정책을 펴고 있다. 내년에만 외국인 근로자 11만명을 입국시킨다고 했다. 2004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막상 외국인 근로자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에는 정부나 지자체의 배려와 관심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성 사고 피해자 유족들은 한국 정부나 지자체가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실제 A씨의 빈소에는 정부나 지자체나 지방의회 관계자 등이 27일 기준 조화 하나 보내지 않았고, 조문도 거의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부에서는 경기지청 관계자가 1명 왔다고 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우 지난 15일 일어난 평택 SPL 빵 공장 사고나, 지난달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빈소는 직접 찾아가 유족을 위로했다.

A씨처럼 10년 가까이 가족들과 한국에서 일하며 지냈다는 중국인 B(37)씨 빈소도 비슷했다. 그의 발인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유족이나 용역 업체 등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였다. 그와 같은 장례식장에 있는 또 다른 중국인 사망자 C(60)씨는 마지막 순간 혼자였다. 중국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빈소가 차려지지도 못했다. 기고자 : 유재인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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